[제국의칼] (446) 제2부 대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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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인 여자들은 모두 이십여명이었다.
손에 손에 나기나다를 들고 있었고, 모두가 머리띠를 두르고 있었으며,
싸우기에 간편한 복장들이었다. 다케코네 세 모녀처럼 완전히 남장을 한
사람도 꽤 되었다.
거의가 나기나다 검법을 함께 연마하고 있는 동료들이었지만, 더러는 낯선
얼굴들도 섞여 있었다. 낭자대가 그곳에 모인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여인들인데, 남편이 교토와 오사카쪽으로 출정하여 도바, 후시미의 전투
에서 전사를 했기 때문에 그 원수를 갚겠다고 나선 미망인들이었다.
상의를 한 끝에 데루히메곁으로 가서 그녀를 지키며 적군과 싸우기로
했다. 데루히메는 번주의 누이동생이었는데, 아이즈번 여자들의 귀감
이었고, 흠모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다케코가 앞장을 서서 이십여명의 여인무사들을 이끌고 쓰루가성으로
향했다. 그런데 중도에 얘기를 들으니 성문이 이미 닫혔고, 데루히메는
아침 일찍 반게쪽으로 피란을 갔다는 것이었다. 피란을 가다니 믿기지
않았으나, 그 가마 행렬을 직접 보았다고까지 하니, 그렇다면 쓰루가성
으로 가야 허사여서 방향을 돌려 반게 쪽으로 행진해 갔다.
반게 조금 못미쳐에 있는 다카구에 이르니, 그곳에 포병부대가 포진하고
있었다. 에쓰고쪽, 즉 나가오카번의 전투에 원군으로 참가했다가 가와이
쓰구노스케가 죽는 바람에 패전이 되어 되돌아온 것이었다. 그 부대의
하라이쿠마대장이 낭자군을 보고 놀라 환대를 해주었다.
다케코는 데라히메의 소식을 그 하라에게 물었다. 반게 쪽으로 피란을
갔다면 이곳을 통과했을테니 말이다. 그런데 하라의 대답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자기네가 그곳을 지나온지가 얼마 안되는데, 그걸 모르겠느냐
면서, "난시에는 터무니없는 소문이 잘 퍼지는 법이오. 생각해봐요.
쓰루가성이 함락된 것도 아니고, 번주께서 그곳을 사수할 결심인데,
데루히메 혼자서 성을 빠져나와 피란을 가다니 말이 되오?"하고 고개를
내저었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서산 위로 기울어지고 있었다.
다케코는 대원 두어 사람을 반게 쪽으로 보내고 데루히메의 피란 여부를
확인해보려 했다. 가마 행렬을 보았다고까지 말을 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하라대장이 내 말을 그렇게 못믿느냐고 화를 낼 기색이어서 그만두었다.
도리없이 다케코는 대원들을 이끌고 그곳에서 그다지 멀지않은 마을에
있는 친구네 집을 찾아가 그날밤을 묵었다.
손에 손에 나기나다를 들고 있었고, 모두가 머리띠를 두르고 있었으며,
싸우기에 간편한 복장들이었다. 다케코네 세 모녀처럼 완전히 남장을 한
사람도 꽤 되었다.
거의가 나기나다 검법을 함께 연마하고 있는 동료들이었지만, 더러는 낯선
얼굴들도 섞여 있었다. 낭자대가 그곳에 모인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여인들인데, 남편이 교토와 오사카쪽으로 출정하여 도바, 후시미의 전투
에서 전사를 했기 때문에 그 원수를 갚겠다고 나선 미망인들이었다.
상의를 한 끝에 데루히메곁으로 가서 그녀를 지키며 적군과 싸우기로
했다. 데루히메는 번주의 누이동생이었는데, 아이즈번 여자들의 귀감
이었고, 흠모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다케코가 앞장을 서서 이십여명의 여인무사들을 이끌고 쓰루가성으로
향했다. 그런데 중도에 얘기를 들으니 성문이 이미 닫혔고, 데루히메는
아침 일찍 반게쪽으로 피란을 갔다는 것이었다. 피란을 가다니 믿기지
않았으나, 그 가마 행렬을 직접 보았다고까지 하니, 그렇다면 쓰루가성
으로 가야 허사여서 방향을 돌려 반게 쪽으로 행진해 갔다.
반게 조금 못미쳐에 있는 다카구에 이르니, 그곳에 포병부대가 포진하고
있었다. 에쓰고쪽, 즉 나가오카번의 전투에 원군으로 참가했다가 가와이
쓰구노스케가 죽는 바람에 패전이 되어 되돌아온 것이었다. 그 부대의
하라이쿠마대장이 낭자군을 보고 놀라 환대를 해주었다.
다케코는 데라히메의 소식을 그 하라에게 물었다. 반게 쪽으로 피란을
갔다면 이곳을 통과했을테니 말이다. 그런데 하라의 대답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자기네가 그곳을 지나온지가 얼마 안되는데, 그걸 모르겠느냐
면서, "난시에는 터무니없는 소문이 잘 퍼지는 법이오. 생각해봐요.
쓰루가성이 함락된 것도 아니고, 번주께서 그곳을 사수할 결심인데,
데루히메 혼자서 성을 빠져나와 피란을 가다니 말이 되오?"하고 고개를
내저었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서산 위로 기울어지고 있었다.
다케코는 대원 두어 사람을 반게 쪽으로 보내고 데루히메의 피란 여부를
확인해보려 했다. 가마 행렬을 보았다고까지 말을 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하라대장이 내 말을 그렇게 못믿느냐고 화를 낼 기색이어서 그만두었다.
도리없이 다케코는 대원들을 이끌고 그곳에서 그다지 멀지않은 마을에
있는 친구네 집을 찾아가 그날밤을 묵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