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우연히 여행을 함께 떠났던 것이 계기가 돼 15년 가까이 희로
애락을 나눠오고있는 모임이 있다.

영원한 친구로 남아있자는 의미에서 "영우회"라고 이름붙인 이모임의
결성(?)동기는 지난 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군에 갔다와 3학년에 복학했던 외국어대 법정대학 74학번 5명(필자
포함)이 동생뻘인 이화여대생 5명과 함께 여름방학을 맞아 9박10일간의
여행을 떠났었다.

설악산 백담사를 시작으로 봉정암 대청봉 한계령을 돌아본뒤 동해고속도로
를 타고 부산 해운대까지 이르는 여행이었다.

7월 장마철에 떠났던 차라 설악산에서 친우들과 함께 겪었던 동고동락은
지금도 모임이 있을 때마다 나누는 잊지못할 기억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취직준비를 해야한다는 각박한(?) 시절의 여행이었던지라 모두가
느끼는 해방감은 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였다.

그해 가을 용문사로 2차 여행을 떠날때 "자유"를 찾아가는 우리5인방의
취지를 알고 한 친구가 합류, 줄곧 여행과 만남을 지속하고 있다.

이후 우리 6인방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기 시작, 결혼전에는 틈만나면
사소한 일까지도 상의하게되는 깊은 관계가 되어갔다.

결혼후에는 만나는 회수는 줄어들었지만 2달에 한번씩은 모임을 가져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정을 나누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주고받는 대화의 내용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지만
서로간에 꾸밈없이 어울리는 데는 변함이 없다.

여행때 함께 느끼며 공유했던 체험이 그 바탕이 되고 있는 것이라 생각
된다.

특히 1년에 2번씩은 부부동반으로 만나는데 집들이식으로 각 집을 돌아
가면서 모이고 있어 이젠 부인들끼리도 잘 통하는 사이가 됐다.

또 가끔은 용문사 관악산 등지로 가족동반 야유회를 떠나 가족전체간의
유대의 끈도 묶어주고 있다.

이러한 정기모임뿐만 아니라 각 집에 경조사가 있을때마다 모두 몰려와
서로 도와주는 가족과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돈독한 관계에는 우리들이 15년전 여행을 떠났을 당시 함께 여행
했던 여자후배들중의 한명과 커플로 이어진점이 크게 작용했음을 부인할수
없다.

이들이 결혼으로 골인하면서 그 여행의 의미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했다.

이젠 혈기왕성했던 대학시절을 생각하며 그 여름여행을 안주삼아 이야기
하고 있지만 그 여름여행을 비롯한 이후의 자유여행이 우리 5인방에게는
영원한 추억과 인생재산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평생을 같이할 친구를 사귀었기 때문이다.

우리 6인방의 면면을 보면 은행에서 근무하는 친구가 많아 정종득(한미
은행과장) 홍순덕(중소기업은행과장) 임현태(체이스맨하탄은행부장) 등 3명
이 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다.

또 그 여름여행커플이 된 문용민은 대전지방법원에서 근무중이며 김인영은
현대그룹 종합기획실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