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세째주 금요일은 286회 모임을 위해 비워두는 시간이다.

286회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최고경영자과정 28기 출신 11명의 모임이다.

약60여명의 28기 출신들은 친목도모를 위해 10여명씩 조를 나누어 각각
하나의 주식회사라고 이름붙이고 각 주식회사별로 모임을 갖기로 했는데
필자는 6번째 주식회사에 속하게 된것.

즉 286회란 28기의 6번째 주식회사라는 뜻이다.

우리 모임은 28기 다른 주식회사보다 서로간에 가깝고 상하 구분이 분명한
모임이라고 소문이 나있다.

회원을 소개하자면 우선 최고 연장자인 이동수(전진로유리사장), 손병문
(충일여객 충일관광회장), 허대범(전해군교육사령관), 오정수(제주MBC
사장), 양형진(삼양사대표이사), 박형순(경한전자회장), 박창일(한국투자
증권사장 내정), 김기용(선경건설부사장), 김태조(대한로공업사장), 김기주
(화천기계전문)등 모두 11명.

제1대 회장은 최고연장자인 이동수사장이 역임했고 그후로는 나이 많은
여섯명이 1년씩 돌아가며 회장을 맡고있다.

모임에서 나이가 어린 5명은 1년씩 돌아가며 총무일을 하고있다.

286모임 초기에는 회원 부인들의 모임이 별도로 있었는데 나이먹어가며
따로 만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에 따라 두달에 한번정도는 부부동반으로
만나고 있다.

회원 모두 평소에 한번이라도 만나서 배움을 얻었으면 하는 분들인데 나는
이런분들과 6개월을 동기생으로 함께 공부하고 또 평생을 이모임을 통해
만날수 있으니 늘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286회 막내인 필자가 이번에 회사를 새로 설립하는 과정에서 모임
선배들이 베푼 도움과 관심은 말로 표현할수 없을 정도로 큰 것이었다.

28기 전체가 모이면 각 주식회사별로 장기자랑을 한다. 나이가 많은 분들
은 마음껏 노래실력을 발휘하시느라 무대에서 내려오지 않을 정도로 그
열기가 뜨겁다.

또 부부동반 모임에서도 반주로 술을 꽤 마시며 이것저것 사는 얘기를
나누다보면 시간 가는줄을 모른다.

한두 순배씩 술이 돌아가며 약간 거나해지면 "야, 영계가 한잔씩 따라
드려야지"하는 선배들의 호령에 필자는 "48세의 영계"가 되어 날아가는
기분으로 한잔씩 술을 권해드린다.

그리고나면 나이가 삼십년은 거꾸로 돌아가는듯 얼굴이 소년같이 빨개지며
덩달아 42세에 영계가 된 우리집 안사람도 따라서 활짝 웃는다.

286회가 창립되고나서 4년만에 사장에서 회장으로, 또 임원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는등 회원들 모두 잘 되었으니 모이기하면 늘 화기애애하고 즐겁다.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부담없이 만날수있어 모임이 끝나면 언제나 다시
다음번 모임이 기다려지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