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지난 연초에 받지 않았나?" "뭘 그렇게
따지십니까? 그냥 받으시지."설 연휴때 동생과 나눈 대화이다. 결국
웃으면서 인사를 받았지만 매년 복을 두 배로 받고 나이도 두살씩 더
먹고 있다.

이중과세니 귀성정쟁이니 하면서도 별다른 대안없이 우리의 설은
이렇게 지나간다. 연휴가 끝난 다음 집계된 교통사고는 총2천5백71건에
사망 91명, 다친 사람도 3천명이 넘었다고 한다. 조상을 모시고 웃어른을
뵙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목숨까지 걸고 교통지옥을 겪으면서 빙판길을
달려가야 하는 현실이다.

어쨌든 현대는 자동차의 시대다. 징기스칸은 말을 타고서 세계를 정복
했지만 지금은 미국, 일본의 자동차가 세계의 대로를 질주하고 있다.
91년 일본 자동차 수출 흑자액이 6백62억 달러로,총 무역수지 흑자액이
85%를 차지한다고 하니 자동차산업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우리의 경우도 이 경쟁에 뛰어들어 세계정복을 꿈꾸고 있다. 고대에
말을 타고 만주벌판을 누비던 민족기상 때문인지 조금도 자동차에 대한
관심물이 대단하다.

그러나 막상 차를 가지고 도로에 나서면 마음대로 달릴 곳이 없다.
전후일본은 자동차에서 걷는 세금을 목적세 형태로 하여 줄기차게
도로에 투자해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62년부터 30년동안 차량이
1백70배나 늘어났지만 도로는 2.2배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다. 국토
1평방킬로미터당 도로길이도 일본이 2.95킬로미터인데 비해 우리는
0.59킬로미터로 5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도 그렇게 투자해 나간다면 명절때마다 겪는 교통
전쟁뿐만 아니라 치열해지는 세계 자동차전쟁에서 승리할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 옛날 기마민족의 원형질을 자동차
산업으로 되살려 세계로 뻗어나가는 기상을 떨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