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일은행이 대출(5조7천9백54억원)해주고 받은 이자는
총5천5백87억원이었다.

상업은행은 대출금이 한일은행보다 훨씬 많은 7조8백86억원이었으나
대출금이자는 5천5백9억원으로 오히려 적었다.
상업은행은 대출금의 이자를 떼었거나 제때 받지못했다는 얘기다.
이자를 받지못하는 대출금(부실여신)이 많을수록 은행의 이익이 줄어
드는건 당연하다.
따라서 대출이나 유가증권운용등 자산을 평가할때는 외형보다는
내용을 따져보는것이 필요하다.

그 내용을 알아보는것이 건전성지표.

은행의 건전성지표에는 <>총여신중 이자가 6개월이상 연체된 부실
여신의 비율(고정이하대출비율) <>자기자본의 10%를 넘는 거액여신이
전체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율(거액여신비율) <>보증을 섰다가 대신
물어준 지급 보증대지급금규모 <>총자산에대한 자기자본비율 <>보유
주식의 장부가에대한 시가의 비율(주식시가율) <>담보로 잡았다가
은행이 취득한 유입물건을 나타내는 비업무용고정자산규모 등이 있다.

우선 은행들의 결산서에 나타난 부실여신규모를 살펴보자.

광의의 부실여신은 <>담보가 있으나 6개월이상 연체중인 여신(고정)
<>6개월이상 연체중인 담보부족여신중 손실이 날것으로 예상되는 여신
(회수의문) <>6개월이상 연체중인 담보부족여신중 손비처리가 불가피한
여신(추정손실)을 포함한다.

돈이 유통되지못하고 잠겨있는 고정이하대출과 같은 개념이다.

지난해 8대시중은행의 고정이하대출은 전년보다 25. 8%나 증가했다.
전체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1. 46%로 높아졌다.
연체중인 여신이라도 담보가 있으면 원금을 챙길수있다.
문제는 담보가 없는 경우.
은행감독원은 담보가 없이 연체중인 회수의문과 추정손실만을 (협의의)
부실여신으로 발표하고있다.
협의의 부실여신도 급증한것은 마찬가지이다.

지난해말현재 8대시중은행의 부실여신은 총2조6천4백35억원.
92년말(2조2천23억원)보다 20%늘어났다.
전체여신에서 부실여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2.17%(92년 1.92%)로 높아
졌다.

일본11대도시은행의 부실여신비율(92년 3.08%)보다는 낮지만 국내외은
지점의 0.8%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부실여신의 전단계로 일컬어지는 지급보증대지급금도 증가추세이다.
지보대지급금은 말그대로 보증을 섰다가 기업이 사고나는바람에 은행이
대신 물어준 돈.
사고를 낸 기업의 변제능력이 의문시되므로 부실여신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말현재 8대은행의 지보대지급금은 1조9천5백60억원.
전년에비해 25.9% 늘었다.
(주)한양사건을 치른 상업은행이 5천8백9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담보를 잡고 대출해줬다가 사고가 나 은행이 취득한 유입물건을 나타내는
비업무용고정자산도 부실여신에 비례해 증가했다.
8대은행이 가지고있는 비업무용고정자산은 전년보다 22.4 %늘어난
2천7백89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라이프빌딩매각에따라 서울신탁은행이 1천5백억원대에서
7백8억원으로 감소한것이 눈에 띈다.
대출금은 소액으로 여러 기업에게 나가있는게 안전하다.
채무자가 사고를 내더라도 은행의 손실액을 줄일수있어서이다.
이를 따져보는것이 거액여신비율이다.
은감원은 동일인당 자기자본의 10%초과(지급보증은 20%초과)여신을
거액여신으로 분류하고있다.
8대은행의 지난해 평균거액여신비율은 9.43%.
전체 거액여신은 전년보다 17.6%줄어 건전성이 다소 개선됐다.
신한은행은 0%로 거액여신이 전무, 자산운용의 건전성이 두드러졌다.

이밖에 주식을 취득할때의 가격(장부가)에 비해 현재의 시가를 나타
내는 주식시가율은 주식시장활황에 힘입어 전년보다 높아졌다.
거액여신비율과 주식시가율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부실여신비율
등의 급증으로 은행들의 지난해 건전성은 악화됐다고 볼수있다.
자산의 건전성은 은행의 성장가능성과 직결돼있다.
부실여신이 많으면 이익이 그만큼 줄어들어서이다.

지금과같이 자산의 건전성이 악화돼있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외형을
늘려도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이 될수밖에 없다.
결국 은행들이 경쟁력을 갖추기위해선 부실채권해소 등 자산의
건전성을 회복하는것이 급선무라고 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