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그레이스 백화점 앞에서는 날마다 오후 3시면 어
김없이 자선공연이 펼쳐진다.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이 자선공연을 해온 사람
들은 15인조 노래팀 `한마음''이다.
이들의 거리공연은 지체장애인들의 자활교육을 돕기 위한 교육복지관
건립에 보탤 성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장애인들의 자체 모금과
독지가 및 시민들의 성금으로 8천여만원을 모았으나 총공사비 4억원에는
턱없이 모자라 `한마음'' 단원들의 마음은 못내 바쁘기만 하다.
이 자선공연팀의 팀장은 밤무대 무명가수인 민동식(34.서울 동대문구 답
십리1동)씨로, 그가 동료들과 거리로 나서게 된 데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계모에게 정을 못 붙여 국민학교 5학년 때
무작정 집을 나온 민씨는 곳곳을 떠돌아다니다 타고난 노래실력을 살려
밤무대 가수로 나선 뒤 가정도 이루었으나 아버지에 대한 원망 때문에 집
과는 연락을 끊고 지냈다.
그때부터 길에서 노인들만 보면 부모에 대한 회한으로 사무쳤던 민씨는
지난해 3월부터 상계동 미도파백화점 부근에서 뜻이 맞는 밤무대 동료들
과 함께 무의탁 노인들을 돕기 위한 거리공연에 나섰다.
민씨는 지난해 8월 공연장소를 그레이스백화점 앞으로 옮긴 뒤 서대문
구 지체장애자협회와 결연을 맺고 장애인교육복지관 건립성금 모금을 위
한 거리공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자선공연에 전념하려고 밤무대 일도
그만뒀다.
애초 다섯명으로 시작했던 공연팀은 민씨와 뜻을 같이하는 동료 음악인
들이 잇따라 합류하면서 어느덧 열다섯명으로 늘어났다. 주말이면 `액센
트''라는 4인조 무용단도 찬조출연해 모금을 돕고 있다.
이들은 다음달말께는 `수와 진'' `사랑노래'' 등 거리 자선공연팀과 함께
합동공연을 가질 계획도 세워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