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시론] '신버블'을 경계한다..유동길 <숭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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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길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장>
경기회복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일부 업종은 오히려 과열을
우려할 정도라고 한다. 수출과 수입이 작년 11월이후 크게 늘어나고
있어 경기활성화 추세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한은은 작년 3.4분기와
4.4분기의 경제성장률이 각각 6.5%에 이른 것으로 추계, 잠재성장률
6.5~7%에 접근할 수 있는 수준으로 경기회복세는 뚜렷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초부터 물가가 뛰고 시중에 돈이 넘치면서 과소비가 고개를
들고 있는가 하면 증시는 달아오르고 있다. 아직은 움직이는 것 같지
않지만 여기에다 부동산까지 끔틀거리게 된다면 또 다시 "거품"을
생성시킬 가능성이 크다.
알맹이는 보잘것 없으면서 거품만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생기면 모든
경제주체들은 큰 부자가 된 것같이 착각을 일으킨다. 89년 이후 차갑고
긴 겨울을 보낸 것도 따지고 보면 그동안 부풀어 올랐던 거품때문이었다.
그런데 과거 부풀어 올랐던 거품이 채 꺼지기 전에 또다시 새로운 거품이
생기는 "신버불"현상이 나타나면 긴 겨울동안 참고 기다렸던 보람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고만다.
우리 경제가 당분간 흥청대는 모습을 보이다가 또 다시 주저앉게 되는
것을 상상해 보라. 과거보다 경제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주저
앉는 소리도 요란하게 들릴 것이다. 더욱이 개방화 국제화를 부르짖는
가운데 우리가 주저앉는다면 그거야말로 보통 큰 일이 아니다.
최근의 경기회복세를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볼수 없는 이유는 몇가지
있다.
첫째 경기회복이 일부 업종에 편종돼 있고 과열기미까지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가전체품 조선등의 중화학업종은 물건이 없어서 못팔
지경으로 "과열"을 우려할 정도이지만 경공업부문은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경공업제품은 가격경쟁력을 상실,
미국시장에의 수출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는것을 경기회복세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우리경제의 어두운 구조적 측면이다. 중화학공업부문의
경기회복이나 수출증가세는 "신3저"라고 불리는 국제경제 여건의 호전에
힘입은 바 큰 것이지 우리경제내부의 경쟁력향상 또는 구조조정노력의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둘째로 경기회복이 물가상승과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1월의
소비자물가는 작년말보다 1.3%나 폭등했다. 생활필수품을 중심으로
물가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에 물가상승을 체감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당국이 발표하는 물가통계를 믿지 않을 정도다. 서민가계는 연초부터
고통을 전담하고 있는 셈이다.
셋째로 경기회복과 물가상승은 시중의 풍부한 자금사정과 관련돼 있다는
점이다. 현재 유동성이 풍부한 것은 지난해 신경제계획과 금융실명제
실시에 따라 돈이 많이 풀린데다가 기업,특히 대기업의 자금수요가
늘지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달리 말하면 마땅한 투자대상이 없다는
것과도 관련된다. 기업의 투자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고 있으니
금융기관에는 돈이 남아돈다. 대기업은 국내금리보다 훨씬 싼 외자를 쓸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마저 갖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시중자금사정이 풍부한
가운데 돈가뭄을 겪고 있다. 자금사정의 양극화현상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사정은 그렇다치고 개인의 경우도 돈을 운용할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금리가 떨어지고 있으니 돈을 증권시장으로 돌린다.
기업에서도 여유자금을 증권시장에서 운용하는가 하면 금융기관 역시
풍부한 자금을 증권시장에서 굴린다. 그래서 증시가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주가급등은 돈이 갈곳을 못찾고 증시로 돌린데서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이다. 증시가 활황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지나친 과열이나
"돈 놓고 돈 먹기"식이어서는 안된다. 과열뒤에 올 결과는 너무나 뻔한
급속냉각이다. 몇달 기다려야 일부 전자제품이나 자동차를 살수 있는
상황을 어찌 정상이라고 생각할수 있는가. 문이 좁아 대형 냉장고를 들여
놓을수 없는 집에서 창문을 뜯어내기까지 한다는 것을 굴지의 전자회사
사장은 오히려 개탄하고 있다.
지나치는 것은 부족함만 못하다고 했듯이 고비용 저능률 체질이 바뀌지
않은 채 일부 업종에서 나타나고 있는 급속한 경기회복과 물가급등,
돈이 갈 곳을 못찾아 맴도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시폭발등은 우리가
기다리던 경기의 봄은 아니다. 언 땅이 녹을 때 축대가 내려앉고 지반이
붕괴되는 현상을 우려해야 한다.
불황의 긴 터널에서 빠져 나오는가 했더니 어느새 과열을 걱정해야
한다면 우리 경제의 체질은 언제 강화될 수 있을 것인가.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건 정글에서만 통하는 법칙이 아니다. 국제화 시대의
경제전쟁에서 더욱 철저히 적용된다. 겨울에도 나무는 자라고 겨율에
자란 나무는 더욱 단단하다. 이미 경기의 봄은 찾아왔다 하지만 정말
기다리던 봄이 온 것인가. 정책당국은 경기 물가 통화정책 농어촌 구조
조정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사안별로 대처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무엇보다도 기업의 설비투자
기술개발투자가 늘어나면서 경기가 풀려야 한다.
경기회복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일부 업종은 오히려 과열을
우려할 정도라고 한다. 수출과 수입이 작년 11월이후 크게 늘어나고
있어 경기활성화 추세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한은은 작년 3.4분기와
4.4분기의 경제성장률이 각각 6.5%에 이른 것으로 추계, 잠재성장률
6.5~7%에 접근할 수 있는 수준으로 경기회복세는 뚜렷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초부터 물가가 뛰고 시중에 돈이 넘치면서 과소비가 고개를
들고 있는가 하면 증시는 달아오르고 있다. 아직은 움직이는 것 같지
않지만 여기에다 부동산까지 끔틀거리게 된다면 또 다시 "거품"을
생성시킬 가능성이 크다.
알맹이는 보잘것 없으면서 거품만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생기면 모든
경제주체들은 큰 부자가 된 것같이 착각을 일으킨다. 89년 이후 차갑고
긴 겨울을 보낸 것도 따지고 보면 그동안 부풀어 올랐던 거품때문이었다.
그런데 과거 부풀어 올랐던 거품이 채 꺼지기 전에 또다시 새로운 거품이
생기는 "신버불"현상이 나타나면 긴 겨울동안 참고 기다렸던 보람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고만다.
우리 경제가 당분간 흥청대는 모습을 보이다가 또 다시 주저앉게 되는
것을 상상해 보라. 과거보다 경제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주저
앉는 소리도 요란하게 들릴 것이다. 더욱이 개방화 국제화를 부르짖는
가운데 우리가 주저앉는다면 그거야말로 보통 큰 일이 아니다.
최근의 경기회복세를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볼수 없는 이유는 몇가지
있다.
첫째 경기회복이 일부 업종에 편종돼 있고 과열기미까지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가전체품 조선등의 중화학업종은 물건이 없어서 못팔
지경으로 "과열"을 우려할 정도이지만 경공업부문은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경공업제품은 가격경쟁력을 상실,
미국시장에의 수출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는것을 경기회복세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우리경제의 어두운 구조적 측면이다. 중화학공업부문의
경기회복이나 수출증가세는 "신3저"라고 불리는 국제경제 여건의 호전에
힘입은 바 큰 것이지 우리경제내부의 경쟁력향상 또는 구조조정노력의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둘째로 경기회복이 물가상승과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1월의
소비자물가는 작년말보다 1.3%나 폭등했다. 생활필수품을 중심으로
물가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에 물가상승을 체감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당국이 발표하는 물가통계를 믿지 않을 정도다. 서민가계는 연초부터
고통을 전담하고 있는 셈이다.
셋째로 경기회복과 물가상승은 시중의 풍부한 자금사정과 관련돼 있다는
점이다. 현재 유동성이 풍부한 것은 지난해 신경제계획과 금융실명제
실시에 따라 돈이 많이 풀린데다가 기업,특히 대기업의 자금수요가
늘지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달리 말하면 마땅한 투자대상이 없다는
것과도 관련된다. 기업의 투자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고 있으니
금융기관에는 돈이 남아돈다. 대기업은 국내금리보다 훨씬 싼 외자를 쓸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마저 갖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시중자금사정이 풍부한
가운데 돈가뭄을 겪고 있다. 자금사정의 양극화현상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사정은 그렇다치고 개인의 경우도 돈을 운용할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금리가 떨어지고 있으니 돈을 증권시장으로 돌린다.
기업에서도 여유자금을 증권시장에서 운용하는가 하면 금융기관 역시
풍부한 자금을 증권시장에서 굴린다. 그래서 증시가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주가급등은 돈이 갈곳을 못찾고 증시로 돌린데서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이다. 증시가 활황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지나친 과열이나
"돈 놓고 돈 먹기"식이어서는 안된다. 과열뒤에 올 결과는 너무나 뻔한
급속냉각이다. 몇달 기다려야 일부 전자제품이나 자동차를 살수 있는
상황을 어찌 정상이라고 생각할수 있는가. 문이 좁아 대형 냉장고를 들여
놓을수 없는 집에서 창문을 뜯어내기까지 한다는 것을 굴지의 전자회사
사장은 오히려 개탄하고 있다.
지나치는 것은 부족함만 못하다고 했듯이 고비용 저능률 체질이 바뀌지
않은 채 일부 업종에서 나타나고 있는 급속한 경기회복과 물가급등,
돈이 갈 곳을 못찾아 맴도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시폭발등은 우리가
기다리던 경기의 봄은 아니다. 언 땅이 녹을 때 축대가 내려앉고 지반이
붕괴되는 현상을 우려해야 한다.
불황의 긴 터널에서 빠져 나오는가 했더니 어느새 과열을 걱정해야
한다면 우리 경제의 체질은 언제 강화될 수 있을 것인가.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건 정글에서만 통하는 법칙이 아니다. 국제화 시대의
경제전쟁에서 더욱 철저히 적용된다. 겨울에도 나무는 자라고 겨율에
자란 나무는 더욱 단단하다. 이미 경기의 봄은 찾아왔다 하지만 정말
기다리던 봄이 온 것인가. 정책당국은 경기 물가 통화정책 농어촌 구조
조정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사안별로 대처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무엇보다도 기업의 설비투자
기술개발투자가 늘어나면서 경기가 풀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