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347) 제2부 대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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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원서가 묵살되고,오히려 친정으로 결정이 내려져 삼만의 동정군이
에도를 향해 출진했다는 소식과 함께 어전회의에서 사이고와 오쿠보가
요시노부에게는 셋푸쿠가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는 사연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도대체 쇼군께서는 왜 항상 말만 앞세울 뿐 실천을 하지 않느냐고,
탄원서에 적힌대로 지금이라도 당장 쇼군자리에서 물러나 말 그대로
공순의 길로 들어가라고 호된 충고를 하고 있었다.
정신을 가다듬은 요시노부는 그 서찰을 들고 곧바로 덴쇼인을 찾아갔다.
"대모님,이일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왜,무슨일인데요?" "휴전이고
뭐고 다 틀렸지 뭡니까. 삼만의 대군이 에도를 향해 출진을 했답니다"
"어머나,그래요?" 덴쇼인은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리고 사이고다카모리란 놈이 뭐라고 했는가 하면." "뭐라고 했는데요?"
"이 서찰을 읽어 보세요" 요시노부는 서찰을 덴쇼인에게 건넸다.
그것을 받아 다 읽고난 덴쇼인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하더니 입을 열었다.
"사이고상이 내 서한을 못 받아본 것 같군요. 받아보았으면 절대로 그런
태도로 나올 사람이 아닌데." "세이간인노미야의 탄원서는 제출했는데,
대모님의 서한은 안 전했을 턱이 없지요" "아무도 모르게 전하라고
했으니까,혹시 기회가 마땅치 않아서 며칠 늦어졌는지도 알수 없잖아요.
아마 그랬을거요. 사이고상은 그렇게 의리가 없는 사람은 아니라구요.
내가 잘 알아요" 요시노부는 그렇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는 듯이 말없이
눈만 끔벅거리면서 앉아 있었다.
"심부름을 간 후지코가 돌아와봐야 확실한 것을 알 수 있지만. 만약 내
서한을 받아보고도 사이고상이 그런 말을 했다면 난 가만히 안 있을
거라구요" "그럼 어떻게." "내가 직접 그를 만나서 따질거요. 그럴수가
있느냐고 말이오. 그리고 붙들고 사정을 하는거지요. 그러니까
쇼군께서는 너무 염려 말고,나를 믿고 있어요. 절대로 셋푸쿠는 안
시킬테니까" "대모님,정말 고맙습니다. 이 은혜는 백골난망하겠습니다"
요시노부는 머리를 깊이 숙여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한결 심각한
표정으로, "이제 저는 쇼군 자리를 내놓고, 공순의 길로 들어갈
생각입니다"하고 말했다.
에도를 향해 출진했다는 소식과 함께 어전회의에서 사이고와 오쿠보가
요시노부에게는 셋푸쿠가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는 사연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도대체 쇼군께서는 왜 항상 말만 앞세울 뿐 실천을 하지 않느냐고,
탄원서에 적힌대로 지금이라도 당장 쇼군자리에서 물러나 말 그대로
공순의 길로 들어가라고 호된 충고를 하고 있었다.
정신을 가다듬은 요시노부는 그 서찰을 들고 곧바로 덴쇼인을 찾아갔다.
"대모님,이일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왜,무슨일인데요?" "휴전이고
뭐고 다 틀렸지 뭡니까. 삼만의 대군이 에도를 향해 출진을 했답니다"
"어머나,그래요?" 덴쇼인은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리고 사이고다카모리란 놈이 뭐라고 했는가 하면." "뭐라고 했는데요?"
"이 서찰을 읽어 보세요" 요시노부는 서찰을 덴쇼인에게 건넸다.
그것을 받아 다 읽고난 덴쇼인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하더니 입을 열었다.
"사이고상이 내 서한을 못 받아본 것 같군요. 받아보았으면 절대로 그런
태도로 나올 사람이 아닌데." "세이간인노미야의 탄원서는 제출했는데,
대모님의 서한은 안 전했을 턱이 없지요" "아무도 모르게 전하라고
했으니까,혹시 기회가 마땅치 않아서 며칠 늦어졌는지도 알수 없잖아요.
아마 그랬을거요. 사이고상은 그렇게 의리가 없는 사람은 아니라구요.
내가 잘 알아요" 요시노부는 그렇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는 듯이 말없이
눈만 끔벅거리면서 앉아 있었다.
"심부름을 간 후지코가 돌아와봐야 확실한 것을 알 수 있지만. 만약 내
서한을 받아보고도 사이고상이 그런 말을 했다면 난 가만히 안 있을
거라구요" "그럼 어떻게." "내가 직접 그를 만나서 따질거요. 그럴수가
있느냐고 말이오. 그리고 붙들고 사정을 하는거지요. 그러니까
쇼군께서는 너무 염려 말고,나를 믿고 있어요. 절대로 셋푸쿠는 안
시킬테니까" "대모님,정말 고맙습니다. 이 은혜는 백골난망하겠습니다"
요시노부는 머리를 깊이 숙여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한결 심각한
표정으로, "이제 저는 쇼군 자리를 내놓고, 공순의 길로 들어갈
생각입니다"하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