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김형철특파원]올해 국제환율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일본의
수출산업및 금융업계는 달러화와 엔화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엔고급진전과 환율급등락으로 워낙 충격이 컸던 때문이다.

대부분의 외환딜러들은 3.4분기까지는 달러화강세기조가 이어지다가
4.4분기이후에는 엔화가 강세를 보일것으로 점치고 있다. 또 한가지
특징은 엔화가 다시 반등한다해도 달러당 1백엔대를 돌파하는 "폭발력"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3.4분기까지는 달러당 1백10~1백20엔대,4.4분기이후에는
1백~1백10엔범위안에서 환율이 출렁일 것이라는 견해가 강한 편이다.

물론 이러한 예상은 지난연말의 엔화약세분위기가 이어지고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정치상황이 달러화강세와 엔화약세를 부추기는 방향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우선 미국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뉴욕증시활황은 이러한 미국경기호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일본의 외환딜러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에 일본경기는 여전히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인소비는
여전히 위축,백화점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0%정도 줄어들고 있다.
민간기업들의 설비투자역시 3~5%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수출과
내수부진으로 상품재고가 좀처럼 처분되지않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무역흑자폭은 1천3백억달러(추정)로 사상최고를 기록했으나 10월이후
수출물량은 실제로 감소추세로 기울었다. 그만큼 일본경제는
상반기전후까지는 더 어려울수 밖에 없다는 비관론이 강하다.

환율변동요인인 금리동향도 엔화약세쪽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미국은 경기회복국면에서 인플레우려를 줄이기위해 공정할인율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비해 일본은 경기부양을 위해 연1.75%인
재할인율을 0.5~1%수준으로 더 낮춰야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일본
경제계나 정치권에서는 경기자극을 위해 금리인하를 포함한 획기적인
경기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판이다.

이렇게 되면 엔화매각,달러화매입을 유발하게 된다.

국제적인 기관투자가들이나 핫머니도 일본물을 팔고 달러물등 강세통화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추가적인 엔화약세요인이다.

정치적인 환경역시 엔화약세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미국의 클린턴행정부는 UR타결,NAFTA결성,재정적자축소등으로 입지가
강해졌다. 또 일본 호소카와정권의 시장개방정책으로 미일관계는 아직
밀월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물가수준과 일본의 경기여건등을
감안,더이상 엔고압력을 넣지 않고있다. 쌀시장개방 건설시장개방등
일본정부의 개방조치에 일단은 만족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호소카와정권은 점차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 쌀시장개방을 둘러싼
사회당등 연립여당간의 갈등,선거제도 개선등 소위 정치개혁법을 둘러싼
이해대립으로 정권향방은 유동적이다. 1월중 중의원해산설이 나도는것도
새정당출현설과 함께 설득력을 갖고있다. 호소카와총리는 정치개혁문제를
우선적으로 매듭짓기 위해 예산안 처리를 지난해 12월에서 오는2월로
늦췄다. 그만큼 경제에는 나쁜 영향을 주게된다. 일본의 정치불안정도
상대적으로 엔화약세를 유발하는 셈이다.

그렇다고해서 이러한 달러화강세,엔화약세기조가 1년내내 계속될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달러화가 지나치게 강세를 보일경우 미국의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게 되므로 미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소지가 있다. 또
2월로 예정된 미일정상회담이 삐꺽거릴 경우 미국은 다시 대일환율공세를
펼수도 있다. 독일등 유럽경제 유럽통화체제가 안정될 것인가도 큰
변수이다.

다이치강쿄은행의 오쿠다행장은 올해 환율이 달러당 1백5~1백19엔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도쿄은행 일본생명등은 1백~1백20엔선,일본장기
신용은행은 1백~1백15엔선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노무라증권은 90~1백15엔,
미들랜드은행등은 95~1백11엔으로 엔화강세를 점치는 곳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