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처리기사 자격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의 직원이
문제은행에 보관된 시험문제를 빼돌려 시험 직전 시중에 유통시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2일 산업인력관리공단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이 공단 출제부 출제
3과 선임연구원 김동식(46)씨가 시험출제용 문제은행 초안 가운데 1백여
문항을 빼내 지난해 12월 평소 알고 지내던 환경처 기술감리실 이규성씨
에게 넘겨주었다.
이씨는 넘겨받은 문제들을 토대로 <폐기물처리 실무 모의고사>라는 문제
집을 만들어 시험 직전인 지난 7월초 시중 서점에 배포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11일 실시된 폐기물 처리기사 1급 자격시험은 주관
식 15문항 가운데 7개 문항이 이씨가 만든 문제집에서 똑같이 출제됐으며
, 3개 문항도 토씨만 바꾼 채 나와 전체 문항의 3분의 2가 이씨의 문제집
과 같았다.
이처럼 이씨가 펴낸 문제집이 80% 이상의 적중률을 보이면서 이 책은 시
험 준비생들 사이에 불티나게 팔려나갔으며, 7월 시험 응시자들은 특정
문제집에서 대거 문제가 출제된 경위에 대해 공단쪽에 항의하기도 했다.
특히 문제를 건네받은 이씨는 자신이 환경처에서 수질환경기사자격 검
정시험의 채점관으로 있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다른 사람인 이아무개씨
이름으로 책을 출판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인력관리공단은 자체감사를 통해 연구원 김씨의 비위 사실을 밝혀
내고 지난 8월 파면조처하는 한편 김씨를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법상의 문
제관리지침 위반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마포경찰서에 고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