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병 기 < 경희의료원 한방병원교수 >

자궁점막의 자발적인 탈락으로 이루어진 월경혈은 자궁경부와 질강을
통하여 몸밖으로 배출된다.

착경망행이란 월경혈이 배출되는 행로가 뒤바뀌어 엉뚱한 곳으로 출혈이
된다는 뜻으로 소위 대상성월경을 말한다.

대상성월경은 월경이 있어야할 시기에 월경이 전혀 없거나 혹은 조금
비치는 대신 자궁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주기적으로 출혈이 되는 것이다.

대상성의 출혈이 되는 부위는 코점막이 대표적이며 이밖에도 위 장 폐
콩팥 유선 귀 눈 배꼽 피부등 다양하다. 특히 배꼽에서 나오는 출혈은
원인이 자궁내막증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내막증이란 월경시에 떨어져 나온 자궁점막세포가 난관을 타고
뱃속으로 흘러들어가서 난소나 그 주위의 골반복막에 뿌리를 박고 자라나는
질병으로 월경때가 되면 그곳에서 출혈을 일으키고 심한 복통을 동반한다.

한의학에서는 대상월경을 도경(도경) 또는 역경(역경)이라고도 하는데
출혈부위에 따라 입으로 나오는 것을 토혈(토혈) 코에서 나오는 것을 육혈(
혈) 기침할때 나오는 것을 각혈(객혈) 소변과 함께 나오는 것을 요혈(뇌혈)
대변과 함께 나오는 것을 변혈(변혈)이라 한다. 또 월경때가되면 월경혈은
나오지않고 물같은 묽은 분비물이 배출되는것을 설수(설수)라고 한다.

한의학적으로 착경망행은 간신화로 인한 혈열을 원인으로 보는데 피가
열을 받으면 피는 정상의 순환경로를 이탈하여 출혈을 일으킨다.

따라서 치료는 혈열을 풀어주어야 하는데 약을 쓸때는 실열인지 허열
인지를 가리는것이 중요하다.

대체로 생리전이나 생리초에 일어나는 출혈은 실열에 속하고 생리가
끝날무렵이나 생리직후의 출혈은 허열에 속한다.

실열증에는 열을 맑게하고 피를 서늘하게하는 효능이 있는 삼황사물탕을
쓰고 허열증에는 음기를 보하면서 열을 풀어주는 서각지황탕을 써야한다.

설수증은 비장을 보하고 습기를 제거하는 건고탕을 쓴다. 이러한 처방
들을 활용하면 출혈부위의 혈관을 소작(소작)하는등의 국소적 처치를
하지 않아도 자연히 지혈이 되며 정상의 월경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