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파리지앵 마음 사로잡은 'K브레이킹'
프랑스 파리 1구 샤틀레 광장에 자리 잡은 ‘테아트르 뒤 샤틀레’는 파리를 대표하는 유서 깊은 극장이다. 1862년 처음 막을 올린 이후 150여 년간 최고 수준의 오페라와 클래식 음악, 무용, 뮤지컬 공연이 열렸다.

2일 오후 7시(현지시간) 샤틀레 극장 앞에는 프랑스 청년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오랜 샤틀레 역사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젊은 장르의 공연인 ‘브레이킹’을 보러 온 관람객들이다. 설렘이 가득한 표정을 한 이들에게선 이따금 한국어도 들렸다. 이날 샤틀레 무대에 오르는 예술가가 바로 한국의 유명 댄스그룹 원밀리언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원밀리언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댄스그룹인 ‘포케몬 크루’와 함께 배틀 형식의 브레이킹 합동 공연 ‘어번 펄스 업라이징(Urban Pulse Uprising·사진)’을 펼쳤다.

리야드 프가니 포케몬 크루 예술감독은 “샤틀레는 문화 엘리트에 한정된 공간이었다”며 “대중문화인 힙합, 나아가 K팝이 공연된다는 게 일부에서 모두에게로 열리는 아름다운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2024 파리올림픽’과 함께 진행되는 ‘문화 올림피아드’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국의 ‘코리아시즌’을 여는 개막 행사다. 올림픽을 두 달 앞둔 이달부터 문화 올림피아드 관련 전시·공연이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전역에서 열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17개 국내 문화예술기관이 참여해 34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코리아시즌은 대표적인 올림픽 연계 문화행사다.

문체부는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한국 전통 월드음악 공연, 국립오페라단·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국립합창단의 창작오페라 ‘처용’, 한국 도예 전시, K-관광로드쇼 등 파리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코리아시즌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한국 문화의 모든 것을 프랑스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했다.

파리=유승목 기자 moki912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