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처 중앙특별기동단속반 박인호씨는 환경오염기준을 환경처
중앙특별기동단속반 박 인 호씨한달에 3주 지방출장.양심지키는 공무원
다짐
환경처 중앙특별기동단속반의 박인호씨(33.7급 주사보)는 "칼"로 불린다.

그가 현장단속업무에 나설때마다 환경오염기준을 곧이곧대로 적용한데서
얻은 별명이다. 다소 거북스럽게 들리는 이 닉네임을 그는 싫어하지
않는다. 환경관련법규를 적용하는데 오히려 더 강한 "칼"이 되겠다는
각오로 생활하고 있다.

후손에게 깨끗한 강산을 물려줘야한다는 의무감으로 충만해있기 때문이다.

이런 자세로 살아온 박씨는 요즘처럼 수돗물 오염이 사회문제가될때
곤혹스럽다.

지난16일부터 27일까지 김포일대의 무허가공장 2백여개소를 단속하느라
검게 그을린 박씨는 수도권 식수오염보도를 접한 이후 한층
오염배출업소단속에 신경을 썼다고 털어놓는다.

그가 하는 일은 환경오염과 관련한 제보가 있거나 수질및 대기오염물질을
과다하게 배출하는 사업장을 기습 단속하는것.

일단 제보가 들어오면 해당 시.군.구청직원과 합동(3인1조)으로 민원이
제기된 업소를 불시에 찾아간다. 회사의 정문에서 환경공무원 신분증을
제시한다. 이때 대부분 사업장의 정문 경비원들은 중역및 간부들이
정문에서 안내할때까지 출입을 제지하는게 상례이다.

회사측 관계자는 "우선 사무실로 가자"면서 소매끝을 잡아당기나
단속공무원들은 곧바고 오염물질 배출구로 달려간다.

박씨는 이순간부터 샐러리맨과 사회구조간에 "불협화음"이 울리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일부 영세사업주는 "무식해서 법을 모른다"며
버티는가 하면 확인날인을 거부하기도 한다. 심지어 해당공무원을
매수하려고도 든다.

그는 "환경단속공무원은 국민의 환경을 지키는게 중요 임무"라며 "이를
위한 전제로 자신의 양심을 지켜야한다"고 말한다.

부산지방환경청 소속인 박씨가 중앙특별기동단속반에 차출된 것은
91년2월. 이 단속반은 한달 평균 3주가량을 지방으로 출장간다. 이에대해
"총각들은 그래도 나은편이나 가정을 가진 사람은 집에서 쫓겨나야 할
실정"이라고 웃는다.

"지난해봄 인천출장중 집에 강도가 들었어요.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으나
온가족이 질겁을 했고 그 휴유증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자신을 원망하는 부인에게 박씨는 "나보다 더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꾹참고 살아가자"고 당부한단다. 수시로 하는 "외박아닌 외박"을 미안하게
생각하고있다.

지난88년4월 결혼한 박씨는 보증금 1천만원에 월6만원의 방2칸짜리
단독주택에 살고있다. 부인 김정곤씨(32)가 피아노레슨으로 생활비의
일부를 충당한다. 그러나 월평균 80만원 봉급중 주택청약저축 보험료등을
제외하면 생활하기가 벅차다.

그래도 부인과 함께 가계부를 정리하며 절약저축할수 있는 길을 찾곤한다.
30대 샐러리맨이지만 한해라도 빨리 "마이홈"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이다.

충남부여가 고향인 박씨는 국민학교때 서울로 이사왔다. 가난한 가정의
3남2녀중 넷째여서 일찍 기술(공고)을 배우는길로 들어섰다. 군대를
제대한뒤 24살에 건국대 환경공학과(84학번)에 진학한것이 "환경"과 인연을
맺게된 직접적인 동기이다.

"내 자신은 주위로부터 신뢰받는 공무원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급변하는
사회속에서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하기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문민시대의 "평균"샐러리맨의 다짐은 옹골지기까지 하다.
<김영근기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