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자전거 조형래회장(53)은 "적당주의"를 용납치 않는다.
그는 일을 적당히 처리하는 것은 소신이 없어서라고 생각한다.
하는 일에 소신이 없으니 자신감이 나올리 없고 결국 무능력자가 된다는
논리이다.

그는 결재를 까다롭게 하기로 유명하다. 회장실에 들어가는 임원들이나
간부사원들은 등줄기에 식은땀을 흘리기가 일쑤이다. 보고서하나 꼼꼼히
책기지 못하면서 어떻게 정상을 넘볼수 있느냐는 따가운 지적을 받으면서.

조회장 자신도 매사 빈틈없는 업무처리로 일관한다. 최고 경영자가
헛점투성이면 부하들의 눈에 어떤모습으로 비춰질지를 누구보다 잘 알아서
이다.

조회장이 적당주의를 철저히 배제하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전문 경영인이다.

그는 지난69년 당시 기아산업(현 기아자동차)에 입사. 82년까지
근무한다음 삼천리자전거로 자리를 옮겨 최고 경영자 자리를 2년째
지키는고 있다. 회장에 오른것은 지난91년.

조회장은 기아산업 비서실에 있으면서 회사 사업부로 운영되던 자전거
사업부를 79년 별도법인으로 분가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자전거와의
인연이 꽤 깊은 셈이다. 전문경영인은 오너기업인보다 철저해야 한다는게
조회장의 지론. 때문에 남보다 먼저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생활철학을
갖고있다. 먼저 일어나는 새가 모이를 많이 모아먹게 마련이다.

그는 취임당시 삼천리자전거를 4백5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으로 키웠다.
이기간동안 두차례의 큰 결단을 내렸다. 첫번째는 82년 경기도 시흥에서
경남 양산으로 공장을 옮긴일. 종업원들 설득에 애를먹긴 했으나
공장이전은 큰 성공을 거뒀다. 수출제품선적항이 이웃부산 이어서
물류비용이 줄어든게 그 단면.

두번째는 지난91년 45년이나 써오던 "삼천리호"상품을 "레스포"로 바꾼것.
이 또한 성공적 이었다는게 주위의 평.

조회장은 주말이면 공장대리점들을 불시방문 한다. 이제는 막연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것보다 소비자가 원하는게 무엇인지를 알고 이에따라
제품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런 그에게서 현장중기인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