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금융기관으로 기업들에 대한 도매금융 위주의 은행업을 하도록
업무영역이 제한된 산업은행이 일반가계를 상대로 소매금융을 본격 취급키로
결정함에 따라 커다란 물의를 빚고 있다.
산은은 재무부와의 협의를 거쳐 오는 5월1일부터 저축예금과 자유저축
예금을 일반고객들을 상대로 취급키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산은은 이들 예금을 취급하게 된 것은 자기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입.출금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계는 산업은행이 기한부 수신을 취급할 수 있다는 내규를
근거로 이같은 저축예금을 취급키로 했으나 기한부예금은 정기예금 등
만기가 정해진 예금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축예금이나
자유저축예금은 취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산업은행이 올 하반기부터 증권회사를 설립키로 한데 이어
이같이 탈법적으로 일반소매금융을 취급키로 한 것은 기존 금융시장을
잠식, 다른 은행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은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일반 수신상품을 취급하는 것은
개발금융기관의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고 밝히고 금통위원들도 금년초
산은의 일반 수신업무 취급에 반대 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산업은행에 소매금융을 허용한다면 시중은행들도
산은이 취급하고 있는 10년이상의 장기대출을 실시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산은은 이에 대해 점포수가 지점 21개, 출장소 17개에 불과하여
소매금융을 취급하더라도 일반고객들의 활용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장잠식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