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통상사절단이 소련에서 돌아오면서 한/소통상을 뒷받침할 제도마련이
가시화하고 있다.
소련 재무성이 한국과 투자보장협정을 준비중에 있다고 이번에 확인된
만큼 이중과세방지협정이나 통신협정도 함께 필경 추진되고 있을 터이다.
정부도 수교와 함께 이런 경제현안들을 일괄타결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한/소통상 본격화의 준비단계다.
노대통령도 지난 12일 대기업총수들을 청와대로 초청, 우리 기업의 대소
진출문제를 논의하면서 "양국사이에 기본경협방향이 앞으로 수립되어야
할것"이라는 것을 전제했지만 지금 우리의 대소경제진출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정부의 역할이나 기업활동 모두에 근거가 될 기존전략의 확립이다.
진출기업레벨에서 보더라도 루블화를 경화로 바꾸는 문제가 당장 걸리고
무엇보다 교역상대건 합작파트너건 비지니스 마인드가 전혀 없는 소련인
들과 거래를 하는 것이 어렵다.
이래서 신용장방식에 의한 수출입보다는 구상무역방식이 모색되는 한편
소련의 우수한 첨단유망기술을 상품과 바터방식으로 교환하는 것이 논의되고
있다.
또 소련의 군사산업을 민수화하는데 참여하는 경영 노우하우의 진출
가능성도 나타나고 있다.
사실 기초전략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현실과 동떨어진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현실에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잘 가리고 긍정적인 것을 극대화
해나가는데서 찾아질수 있을 것이다.
영토문제라는 정치현안때문에 소련시장의 조건을 보면서도 대응을 못하는
일본이나 과거 소련과의 교역에서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한 구미기업들의
경험은 물론 참고해야겠지만 소련과 세계경제의 흐름을 생각한다면 그것도
금과옥조는 아니다.
지난 80년대 10년 아태지역의 환태평양권이 세계경제의 성장쪽으로
긴번영을 누려왔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전략은 구상단계에서 부터 이 번영의
환태평양권에 시베리아를 포괄시킴으로서 장기침체에 빠진 소련경제에 활로를
마련한다는 것을 예정하고있다.
그런 전략이지금 진행되고 있는 것인데, 우리 경제사회는 이같은 소련의
세계전략을 전체로서 이해하고 있지 못한 점도 있다.
소련이 일본을 시베리아로 끌어들이기 위해 경제적 카드로 한국을 이용하고
있을뿐 이라는 분석이 그 한 예다.
시베리아와 만주는 사실 21세기 세계의 공장, 세계적 생산거점이 되기에
손색이 없는 자원과 자본/인력의 요소들을 모두 그 내부의 주변에 갖추고
앴다.
또 하나 우리 경제의 대소경영을 위한 기본전략의 전제는 변화하는 세계
경제흐름을 올바로 투시해야 하는 문제와 연결된다.
한마디로 기왕의 환태평양권에서 번영의 벨트로 불리던 미국서부-일본-
한국을 잇는 선은 이제 성장의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시베리아나 만주
쪽으로 환태평양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미 성장의 한계를 보인 기왕의 미/일/동아시아 체제를
대체하면서 일본이나 미국 자본주의가 뻗어갈수 밖에 없는 곳이 북방뿐일때
우리경제의 선택은 어떤 것이냐라는 문제이고 거기서 기본전략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다.
요컨대 군맹평가식으로 이해하고있는 소련의 경제실태및 경제전략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일부터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