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율시대의 환율제 운영을 ****
내년부터 정부는 외환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환율을 결정하는 자유로운
변동환율제로 전환해갈 방침이라 한다.
아직은 검토단계에 있는 이 제도가 도입되는 경우 환율제도는 보다 시장
실세를 적절히 반영하여 환율이 결정되는 선진국형으로 발전해 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환율은 관리변동환율제라 하여 복수통화바스켓에 의해
시장실세를 반영하되 정책당국의 의지를 가미하여 중앙은행의 집중기준율을
결정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 제도는 10여년전 국제수지적자시대에 도입했던 방식으로 간접적인 시장
기능과 직접적인 정책조사 기능을 동시에 고려한 절충의식의 성격을 지닌
것이다.
그리고 이런 방식에 의해 결정된 한은집중기준율에 전신환매매율은 0.45%,
현금매매율은 1.5%를 가감하여 어느 은행이나 동일한 환율을 적용하도록 되어
있는 환율운용제도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개편방안에 따르면 우선 올 상반기
중에는 은행별 거래금액규모에 따라 대고객매매율이 차이가 나도록 하는
1단계 자율화조치를 취할 방침이라 한다.
내년에 가서야 시장기능에 따라 환율이 자울적으로 결정되는 완전한
변동환율제를 도입 한다는 것이다.
이를위해 외국환은행들로 구성된 외환센터를 개설하고 시행결과를 보아
기업들도 외환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터주겠다는 구상이다.
이같은 변동환율제도는 이미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운용하고 있는 방식으로서
세계10대교역국으로 성장한 한국도 이제 보다 자유로운 변동환율제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단계가 되었다고 본다.
다만 환율을 완전히 시장기능에 맞길 경우 국제외환시장의 불안정한 변동이
직접적으로 국내경제에 작용하는 충격과 위험의 문제가 있다.
그러나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부분의 선진국들도 따지고 보면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하여 적정환율을 유지하도록 조종하는 간접적인
관리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완벽한 의미의 변동환율제를 실제로 운용하고 있는 나라는 현재
하나도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부터 우리도 나름대로의 시장개입을 통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보다
세련된 제도를 채택하고 그 위에서 경험을 축적해 나갈때가 되었다고 본다.
아마도 오늘날 우리가 심각한 노사분규의 어려움에 처해있는 요인 가운데는
흑자초기의 안이한 환율정책과 이태째 계속된 흑자의 대폭 증가는 근로자들의
지나친 기대를 자극한 점도 없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렇게 볼때 환율운용방식의 시행착오가 결과적으로 경제에 커다란 부담을
안겨주었다는 점을 냉철하게 반성할 필요가 있다.
이제 대외경제여건의 엄청난 변화와 도전이 성큼 다가선 전환의 국면에서
우리는 시장실세를 보다 적절히 반영할 수 있는 세련된 자율경제 시대의
환율제도를 운용하고 업계전반의 외환마인드와 금융기법을 개발하는 일이
긴요하다는 점을 촉구코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