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로 예정된 남북고위당국자회담이 북한측의 갑작스런 요청으로 연기
됐다.
북한측의 백남준 고위당국자회담 예비회담 단장은 11일 상오 우리측의
송한호 수석대표에게 전화통지문을 보내 12일 예정된 고위당국자회담 제3차
예비회담을 오는 26일로 연기하자고 통보해 왔다.
백단장은 이날 전화통지문에서 "나는 4월12일에 가지기로 되어 있는 제3차
예비회담을 오는 4월26일에 가지는 것이 적합하다고 보면서 우리측 대표단이
이날에 나갈 것임을 통지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으나 연기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통일원당국자는 이같은 북한측의 연기요청에 대해 "북한의 연기요청에
따라 우리측은 이날 회담에 나가지 않을 것이며 3차 예비회담일자는 추후
북측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제3차예비회담일자는 남북간에 추후 협의되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측이 이같이 예비회담일자를 갑작스럽게 연기하자고 통보해온 것은
최근 문익환목사의 북한방문사건과 관련 우리측의 입장을 감안하여 취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측이 그동안 방송등을 통해 "문목사가 사법처리될 경우 남북
대회에 엄중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해온 점을 미루어 북한은 앞으로
문목사의 처리과정을 지켜본뒤 남북대화의 중단책임을 우리측에 전가하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우리측은 북한당국이 남북간의 당국자회담을 각종 이유로 기피해오면서
문목사등 개인을 공작적 차원에서 초청하는 북의 행위가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남북간의 긴장완화와 화해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인 점을 지적, 이번
3차회담에서 강력한 항의를 전달할 방침이었다.
우리측은 그동안 문목사의 북한방문사건등과 관련하여 남북관계를 재검토,
이번 예비회담에 대한 대책을 관계당국에서 협의한 결과 남북간의 대화는
지속되어야 하고 대화창구는 계속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회담에
임하기로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