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소강국면 벗어나"…이례적 큰폭 상향

OECD, 올해 韓성장률 전망 2.2→2.6%

골드만 등 글로벌 IB 잇단 상향
정부도 "2.6% 충분히 달성 가능"

OECD "재정·연금개혁 시급
유류세 인하 폐지해야" 권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화상전화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3일부터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열리는 아세안+3 재무장관회의와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일 출국했다. /기획재정부 제공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6%)를 0.4%포인트 상향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1년 5월 전망 때 0.5%포인트 높인 것을 제외하면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큰 폭의 상향이다. OECD는 한국 경제가 수출뿐 아니라 고금리·고물가의 영향으로 부진하던 소비와 투자 등 내수까지 올해 본격 회복하면서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韓 경제 전망치 잇달아 상향

OECD는 이날 내놓은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올해 ‘일시적 소강 국면’에서 벗어나 성장세가 강해질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경제가 올해 2.6%, 내년 2.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종전(2월 기준)보다 각각 0.4%포인트, 0.1%포인트 상향 조정한 수치다. OECD의 경제전망엔 지난달 25일 발표된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깜짝 증가’가 반영됐다. 1분기 GDP는 시장 추정치(0.5~0.6%)를 웃돌아 1.3% 증가(전 분기 대비)했다. 분기 성장률이 1%대를 기록한 것은 2년3개월 만이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지난달 GDP 속보치가 공개된 직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잇달아 상향하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종전 1.9%에서 2.7%로, 골드만삭스는 2.2%에서 2.5%로, JP모간은 2.3%에서 2.8%로 올렸다.

이번에 상향된 한국 성장률 전망치(2.6%)는 OECD 38개 회원국 중 코스타리카(3.6%)와 튀르키예(3.4%), 폴란드(2.9%)에 이어 미국과 함께 네 번째로 높다. 상향 폭(0.4%포인트)만 놓고 보면 주요 20개국(G20) 중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 이상인 국가 기준으로 미국(0.5%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OECD가 제시한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2.2%)도 주요 20개국 중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이상인 국가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두 번째다. 미국의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대폭 낮아진 1.8%로 전망했다.

OECD는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에서 2.6%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연말로 갈수록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며 목표치(2.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OECD가 전망한 내년 물가 상승률은 2.0%로 종전과 같다.

○“저출산·고령화에 적극 대응해야”

정부와 한국은행도 조만간 올해 전망치를 높여 잡을 예정이다. 정부는 올 2분기 GDP는 1분기 ‘깜짝 증가’의 기저효과로 일시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 성장률이 0%까지 낮아지더라도 3분기와 4분기에 0.5%씩의 성장 흐름만 보이면 산술적으로 올해 성장률은 2.6%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설명이다.

OECD는 한국 정부가 고령화에 대응해 재정·노동·연금 등의 구조개혁을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재정준칙 도입, 외국인력 유입 확대, 노후 보장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연금개혁 등을 제안했다. 중소기업 지원 간소화를 통한 대기업·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 축소,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정책 추진 등도 권고했다.

이와 함께 2022년부터 연장되고 있는 한시적 유류세 인하 조치는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OECD는 “유류세 인하 조치 대신 선별적인 방식으로 취약계층에 직접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강경민/이광식/허세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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