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 벽에 막힌 코스피…"곧 뚫는다" vs "어렵다"

"약달러 이어지며 상승세 지속"
일각 "밸류에이션 부담 커져"
美 경기지표 따라 향방 정해질듯
지난달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던 코스피지수가 이달 들어 2500 벽에 막힌 채 진퇴를 거듭하고 있다. 증시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전망도 엇갈리는 모양새다. 달러 약세가 이어지며 2500선을 넘을 것이라는 의견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커져 문턱을 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맞붙고 있다.

○“달러 약세로 2500선 넘어설 것”

10일 코스피지수는 0.48% 내린 2469.73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8.44% 급등하며 주요국 중 상승률 기준 상위에 올랐지만 이달 들어서는 1.84% 오르는 데 그치며 2500선을 좀처럼 뚫지 못하고 있다.

증시가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고 있지만 다수 전문가는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가 곧 발표될 1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확인되면 지속적인 달러 가치 하락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서다.

상장사 영업이익 저점이 1분기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낙관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신흥국 가운데 최근 1개월간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하락률은 한국(-8.3%)이 가장 컸다. 대만(-5.9%) 중국(-0.3%)보다 EPS 하강 속도가 훨씬 빨랐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상장사의 80%가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시기가 12개월 선행 EPS의 바닥이 형성되는 시기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긴축의 정도를 두고 금융시장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견해 차이가 지속돼 상반기 조정이 나타나면 오히려 매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밸류 부담 지나쳐”

국내 증시 상승세가 멈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락세를 보이던 미국 금리가 최근 반등한 데다 1월 미국 고용 지표도 호조를 보이며 긴축 우려가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 1일 연 3.40% 수준에서 전날 연 3.66%까지 반등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증시 상승장은 긴축 완화 기대와 시장 금리 하락이 만들어 낸 금융장세”라며 “만약 미국 시장 금리가 추가로 하락하지 않는다면 국내 증시도 당분간 주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증시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아진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기업 실적 전망은 하향된 반면,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3.2배였다. 유동성 장세로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넘어선 2021년 6월 말(약 12배)보다 더 높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이 13배를 넘어가면 단기 과열 영역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금리 추가 하락과 실적 전망 상향 조정이 필요한데 두 가지 모두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배태웅/심성미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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