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덮친 S 공포…이익률 높은 종목으로 피하라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안전한 투자 종목은

루비니 교수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 경고

불안한 환경서도
안정적 수익 올리는 종목 선택해야

골드만삭스·비자·오라클·화이자·애플 등
영업이익률 높은 기업 추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위협은 이미 현실이 됐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의 지적이다. 지난달 미국의 물가상승률(작년 동기 대비)이 7.9%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경제 성장마저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일고 있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3.6%에서 3.3%로 낮췄다.

영업이익률 높은 기업에 주목

골드만삭스는 이런 상황에서는 영업이익률이 높은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거시경제가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기 때문에 불안한 외부 환경에서도 안정적 수익을 올리는 종목을 선택하는 게 수익률을 방어하기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피터 오펜하이머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지난 10년간 시장은 기업의 성장률에 주목해왔지만 점차 기업의 마진율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투자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며 “특히 물가상승률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현재 상황에서는 명목 GDP가 높아도 기업의 성장률은 이에 못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영업이익률이 높은 회사로는 비자 오라클 화이자 애플 등이 꼽혔다. 글로벌 신용카드사 비자는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률이 66.45%에 달한다. 비자 주가는 올해 들어 약 10% 하락했지만 해외여행이 다시 활기를 띠면 실적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제임스 포셋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해외여행 관련 지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며 비자에 대한 투자 의견으로 ‘비중 확대’ 등급을 매겼다.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과 제약사 화이자도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각각 38.56%, 33%로 높은 편이다. 올해 초 시가총액이 3조달러(약 3700조원)를 넘어서기도 했던 정보기술(IT) 기업 애플은 성장주임에도 신제품 출시에 따른 실적 개선, 풍부한 현금 보유, 30.9%에 이르는 영업이익률 등에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전문매체 시킹알파에 따르면 애플의 올해 목표주가는 200달러로 현 주가보다 약 25% 높다.

소비재 종목인 맥도날드 코카콜라 프록터앤드갬블(P&G) 등은 가격 결정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가격 결정력이 세면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가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맥도날드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2.52%로 소비재 종목 중 최상위권이었다. 코카콜라와 P&G도 영업이익률이 각각 29.29%, 23.46%에 이른다. 맥도날드는 올초 제품 가격을 2.8% 인상했다. 지난해부터 가격을 올려온 코카콜라와 P&G도 올해 추가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유럽 주식·은행주 피해야

월가 전문가들은 당분간 유럽 주식과 은행주를 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유럽 경제는 러시아에 대한 노출도가 높아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미국보다 크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성장률이 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가 높아 현재 불확실성이 가장 큰 지역이 됐다”며 “유럽 시장 매출 의존도가 높은 미국 주식인 부킹홀딩스 필립모리스 블랙록 메타(옛 페이스북) 이베이 등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행주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예고에 올해 최고 섹터로 주목받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에 주가 상승 동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에브라힘 푸나왈라 BoA 애널리스트는 “은행주들은 Fed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과 미 국채 금리 상승 등에 긍정적 평가를 받아왔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대형 은행들의 주가를 지수화한 KBW나스닥은행지수는 올해 들어 약 8% 하락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