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후속발사…'매출 본궤도' 안착 힘든 우주산업

'우주청' 신설 목소리 커져

美·中·日, 별도기관 두고 관리
韓, 과기부 과장급 부서 관할
국내 우주산업 매출 규모는 글로벌 추세와 반대로 2년째 감소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우주산업 총매출은 3조8931억원으로 전년(3조9324억원)보다 1% 줄었다. 2017년(4조1452억원) 대비 6% 감소했다. 2019년 세계 우주산업 매출이 3660억달러로 전년보다 1.7%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총매출 가운데서도 셋톱박스 등 위성방송 장비 매출이 2조6655억원(68.5%)으로 대부분이다. 발사체와 위성체 제작 시장 규모는 각각 3678억원(9.4%), 5719억원(14.7%)에 불과하다. 우주산업에 종사하는 업체의 63%가량은 관련 매출을 연간 10억원도 못 올리는 실정이다.업계에선 그동안 발사체 사업에 연속성이 전무했다는 점을 가장 큰 불만으로 꼽는다. 누리호만 해도 나로호 3차 발사(2013년) 이후 8년 만에 재개된다. 다른 곳에 적용하기 어려운 특수 기술인 데다, 액체 발사체 구매처가 사실상 정부 한 곳이라 사업이 지연되면 업계는 큰 타격을 받는다. 누리호 개발업체 관계자는 “특수 부품과 기술, 장비에 대한 노하우를 미국 러시아 등 선진국에서 들여와 내재화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인력 및 장비 유지 등 고정비 지출이 매년 70억원을 훌쩍 넘기 때문에 1년만 (발사가) 늦어져도 큰 손실이 난다”고 말했다.

내년 5월 누리호 2차 발사 후 네 건의 추가 발사 계획은 지난해 한 차례 무산된 후 재수립 과정을 밟고 있다. 예비타당성조사를 관장하는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와 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누리호 본 발사를 시작도 안 했는데 후속 발사 계획 수립은 성급하다”며 퇴짜를 놨기 때문이다. 우주산업을 진흥해야 할 주무부처가 오히려 우주기업 연구개발(R&D)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주 행정 전반이 선진국에 비해 취약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프랑스 인도 이스라엘 등 우주강국은 우주정책을 담당하는 별도 기관을 두고 정부 부처 이상의 권한을 위임했다. 한국은 과기정통부 내 과장급 부서 단 두 곳이 이를 담당하고 있다. ‘우주청’을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행정안전부 등이 소극적이어서 진척이 없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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