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24시] 증권업 진출한 핀테크···경쟁일까 상생일까

올초 출범한 카카오페이증권에 이어 토스증권도 내년 초면 영업을 시작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핀테크업체의 증권업 진출에 대해 증권업 내부의 관심이 높다. 모바일에 특화된 신생 회사들이 고객을 유치하면 기존 증권사의 위탁매매사업, 자산관리 사업을 위협할 존재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을 전면적으로 다룬 보고서도 처음 등장했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3일 ‘토스증권vs카카오페이증권’이라는 보고서에서 두 회사의 사업모델을 비교했다. 같은 증권업계에서도 핀테크업체의 증권업 진출에 대해 본격적으로 대응하고 연구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이 지향하는 사업모델이 달라 겨냥하는 고객층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카카오페이증권은 서비스 시작 8개월여만에 200만개 이상의 계좌를 모았다. 잔돈을 펀드에 투자해주는 ‘동전모으기’와 ‘알모으기’ 서비스 가입자가 늘어난 덕분이다. 미국 스타트업 ‘에이콘스(Acorns)’ 자산관리 모델과 유사하다. 에이콘스는 간접투자를 권한다. 연동된 계좌나 카드의 잔돈을 가져가 자동으로 사전 지정한 펀드에 투자한다. 소비자가 에이콘스를 통해 제휴를 맺은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면 그 금액의 일부를 투자금으로 적립해주기도 한다. 퇴직연금계좌(IRA)와 아이를 위한 투자계좌도 운영한다. 카카오페이증권도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향후 결제-증권-보험을 잇는 금융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토스증권은 위탁매매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미국 주식거래앱 ‘로빈후드’의 거래중개 모델을 따를 전망이다. 로빈후드가 뛰어난 사용자경험(UX)을 바탕으로 고객을 모은 것처럼 토스증권도 간편함을 앞세워 주식매매, 투자정보제공 등의 서비스를 계획중이다. 이미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발을 마친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 연구원은 “작년 신한금융투자와 제휴해 해외주식거래서비스를 제공했을 때에도 핵심은 ’단순‘과 ’간편‘이었다”며 “직접사업자로 나서면 공격적으로 수수료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이어 “에이콘스 모델은 적은 자본으로 영업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서 로빈후드 모델을 따르기 위해서는 많은 자본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