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 10개월 만에…한국GM 군산공장 매각 임박

이르면 내달 초 MOU 체결
매각가 1800억~2000억 수준
전기차 생산설비로 활용할 듯
한국GM의 군산공장 매각이 임박했다. 이르면 다음달 초 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지난해 5월 군산공장을 폐쇄한 지 10개월 만이다. 군산공장이 ‘새 주인’을 맞아 다시 가동되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한국GM 고위 관계자는 26일 “군산공장 매각을 위한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조만간 좋은 소식(매각 계약)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인수 주체에 대해선 비밀 준수 협약 때문에 구체적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라북도 관계자도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 양해각서(MOU) 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공장 인수 주체는 자동차 및 부품 관련 중견·중소기업 서너 곳이 참여한 컨소시엄이다. 이들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대금은 1800억~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은 군산공장을 전기차 생산설비로 활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로부터 부품을 들여와 군산공장에서 조립해 파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차종은 소형 전기차 세단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t 전기트럭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전기차 부품을 들여와 조립해 판매하면 가격 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컨소시엄이 국내외 판매망을 구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컨소시엄은 군산공장 매각주체인 GM뿐만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 전라북도, 산업은행 등과도 공장 가동 계획과 지원 방안 등을 놓고 협의했다는 후문이다. 내수 판매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 수출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세제 지원 등의 혜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업계에선 군산공장이 전기차 조립공장으로 탈바꿈하면 500~700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련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고용 규모는 더 커진다.

한국GM은 작년 5월 3년 넘게 가동률이 20%대에 머문 군산공장 문을 닫았다. 1800명에 달하는 공장 직원은 뿔뿔이 흩어졌다. 15곳의 1차 협력사를 포함해 100여 곳(2·3차 포함)에 달하는 협력업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군산공장만 바라보던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1만3000명 중 상당수도 일자리를 잃었다.

장창민/광주=임동률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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