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죄 적용 검토" 경찰, 예천군의회 박종철 의원 수사 착수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이 외국 연수 중에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인 가이드 A씨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3일 박종철 의원의 폭행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박 의원이 가이드를 폭행할 때 다른 동료 의원은 구경만 하고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해외연수 기간 중 여행 가이드 폭행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경북 예천군의회가 폭행 당시 버스 안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태가 걷잡을 없이 커지고 있다.

경북 예천경찰서는 최근 한 시민단체가 폭행 당사자인 예천군의회 박종철 의원을 고발하자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경찰은 9일 미국 시민권자로 미국에 사는 가이드 A씨가 경찰 출석이 불가능함에 따라 이메일로 피해 진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에게서 폭행 후 치료받은 현지 병원 확인증과 A씨 상처 부위 사진을 토대로 폭행 피해 정도를 확인하고 있으며 박 의원과 함께 연수를 다녀온 군의원 8명과 의회사무처 직원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했다. 또한 폭행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버스 내 CCTV 영상 등 증거 자료도 확보했다.

경찰은 "A씨가 외국에 있어 시차 문제나 병원 진단서 발부 등에 어려움이 있다. 추후 참고인 조사를 더 하고 피해자 진술서를 이메일로 받아 가해자를 소환 조사하기까지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폭행 현장에 출동한 경찰을 피해자가 돌려보내 현지에서는 사건이 사실상 종결된 것으로 보인다. 속인주의 적용으로 국내에서 모두 수사하며 현지에 공조를 요청할 부분은 따로 없다"고 덧붙였다.경찰은 최종적으로 박 의원 조사가 끝나면 상해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상해죄는 당사자 간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처벌할 수 있다.

앞서 박 의원 등 예천군의원 9명과 의회사무과 직원 5명 등 14명은 6188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달 20~29일 7박10일간의 일정으로 미국 동부와 캐나다 등지를 다녀왔다.

이후 폭행 논란이 불거졌고 지난 8일과 9일 안동MBC가 CCTV 영상을 공개하면서 국민적 공분이 일었다. 해당 CCTV에는 버스 좌석에 누워 있던 박 의원이 일어나더니 대화중인 가이드에게 다가가 막무가내로 주먹질을 하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가이드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 박 의원은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또 다시 가이드를 향해 주먹질을 했고 이후 팔을 잡아 비틀며 폭행을 이어갔다.

그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어 "빡빡한 일정 탓에 말다툼을 하다 '그만하자'며 손사래를 치는 과정에서 가이드가 얼굴을 맞았다"고 해명했지만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박 의원의 폭행은 현지 버스 기사가 나서 말리기 전까지 어느 누구 하나 나서서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 또한 가이드 바로 뒷좌석에 앉아 있던 이형식 의장은 맞고 있는 가이드를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이 외국 연수 중에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인 가이드 A씨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3일 박종철 의원의 폭행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박 의원이 가이드를 폭행할 때 다른 동료 의원은 구경만 하고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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