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 품은 윤동한 "종합헬스케어기업 30년 꿈 이뤘다"

한국콜마 컨소시엄, CJ헬스케어 1조3000억에 인수

위탁 생산업체가 제약브랜드 통째로 인수 '반란'
화장품·음료·의약품 시너지… "2022년 5대 제약사로"
대웅제약 부사장 출신 윤회장 "미래보고 투자한다"
“30년 전 꿈이 이뤄졌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20일 CJ헬스케어 인수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1990년 대웅제약에서 나와 종합헬스케어기업을 일으키겠다던 목표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윤 회장은 “한국콜마와 CJ헬스케어는 제품군과 사업 영역이 겹치지 않는 상호 보완관계여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인수 후 연구개발(R&D)에 적극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제약 생산 기반 확보

이번 인수에는 윤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1974년 대웅제약에 입사해 16년간 제약업계에 몸담았던 그는 43세에 부사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한국콜마를 창업했다. 윤 회장은 화장품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자 2002년 제약 공장을 짓고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 제약사로부터 주문을 받아 해열진통소염제, 혈압약, 당뇨약, 연고, 크림 등 의약품 복제약(제네릭)을 만들어 공급했다.

윤 회장은 위탁생산에 만족하지 않았다. 2012년 제약회사 비알엔사이언스(현 콜마파마)를 인수했고 2016년 최학배 중외제약 C&C신약연구소 대표를 제약부문 대표로 영입했다. 지난해엔 안약, 주사제 생산설비를 증설했다. 그러나 복제약 생산에 주력하다 보니 독자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윤 회장의 장남인 윤상현 한국콜마 사장이 직접 인수 실무작업을 진두지휘할 정도로 공을 들인 배경이다.윤 회장은 CJ헬스케어를 통해 한국콜마를 신약 개발부터 허가, 출시, 마케팅, 유통 역량까지 갖춘 제약사로 키울 계획이다. CJ헬스케어가 CJ제일제당의 제약사업부 시절부터 약 30년간 제약사업을 이끌어온 경험과 의약품 R&D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서다.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을 통해 조직도 재정비한다. CJ헬스케어의 R&D 연구소를 활용해 연구 인력도 보강한다. 윤 회장은 고용 안정성과 관련해 “CJ헬스케어 직원들과 함께 가는 것”이라며 “인력 배치와 통합 문제는 제품군과 사업 영역을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기초수액·신약 개발에도 투자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 인수로 제약사업 부문에서만 연 7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대형 제약사로 거듭나게 됐다. 연 매출 8000억원 규모인 종근당, 셀트리온에 이어 국내 제약사 매출 기준 7위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 ODM이 주력 사업인 한국콜마는 2016년 6675억원(연결 기준)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8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중 제약사업으로만 1900억원을 벌어들였다. 제약사업 비중은 20%대에서 지난해 28%까지 늘었다. CJ헬스케어는 지난해 매출 5137억원(잠정치)을 기록했다. 컨디션, 헛개수 등 기능성 음료 사업이 20% 수준인 1000억원 규모다.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 인수를 통해 2022년까지 신약개발 중심의 국내 5위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콜마의 제천, 세종 공장 두 곳에 충북 음성 등 세 곳의 CJ헬스케어 공장을 더하면 국내 최대 수준의 제약 생산 설비를 갖추게 된다.

윤 회장은 CJ헬스케어의 충북 음성 수액공장과 경기 이천의 R&D 연구소에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윤 회장은 “보강할 것은 보강하고 미래를 보고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한국콜마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서울 내곡동에 건립 중인 한국콜마 통합기술원을 통해 전국에 흩어진 연구소를 합치고 다양한 분야를 융복합한 제품 R&D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예진/정영효 기자 ace@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