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회계법인 김영식 회장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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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로 나눠진 딜 본부, 2개로 통합 '대수술'업계 1위 삼일회계법인이 이달 조직개편을 하면서 6개 본부로 나뉘어 있던 딜 비즈니스본부를 거래자문본부(CF)와 재무실사본부(TS)로 통합했다. 수장에 오른 지 7개월째를 맞는 김영식 삼일회계법인 회장(60·사진)이 조직을 회계법인을 넘어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회계법인 넘어 글로벌 IB와 경쟁"
6일 IB업계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배화주 대표가 이끌고 있는 딜 비즈니스본부를 CF본부와 TS본부로 통합하고 각각 유상수 부대표와 박대준 부대표를 본부장으로 임명했다.삼일회계법인 출범 이래 처음으로 각 본부에 흩어져 있던 자문과 실사 기능을 하나로 묶는 대수술을 한 것이다. 다른 회계법인들이 삼일의 딜 본부 경쟁체제를 모방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삼일 측은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딜 본부를 양분하게 된 유 부대표와 박 부대표가 서동규 ‘마켓&그로스’부문 대표와 함께 차기 후계 구도를 형성했다는 측면도 있다.CF본부 아래 △그룹&뱅킹부문장은 이진원 파트너가 △중견&공기업은 오창걸 상무가 △크로스보더는 스티븐 정 파트너가 맡는다.
TS본부 아래 재무실사부문장은 황석연 파트너가, 구조조정부문은 최주호 파트너가 책임진다. 부동산과 인프라부문은 2개 통합 본부와 별도로 ‘CP&E’ 본부를 만들어 신승철 파트너가 이끌기로 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회사를 글로벌 IB로 키우기 위한 김 회장의 승부수라는 평가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재무실사에 치중해 온 기존 회계법인들과 달리 자문부문을 강화해 거래 발굴(딜 소싱)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미다.삼일회계법인이 오는 28일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PE)를 시작으로 IMM PE,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를 격주로 초청해 재무자문 파트너들과 연달아 간담회를 열기로 한 것도 CF본부 강화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재무자문 서비스 확장도 모색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전북은행의 캄보디아 프놈펜은행 인수 거래를 성사시키며 그 가능성을 보였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기존 회계법인의 틀을 넘어 글로벌 IB로 체질 개선을 시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김태호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