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유니레버에 인수 퇴짜 맞았지만…

"합의점 찾자"…추가 논의할 듯
성사땐 미국기업 사상 최대 M&A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코끼리 사냥’으로 불리는 또 한 번의 통 큰 베팅을 감행했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종합식품회사 크래프트 하인즈는 지난 17일 영국·네덜란드계 소비재 기업인 유니레버에 “회사를 1439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크래프트 하인즈의 1대 주주는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벅셔해서웨이로 26.7%의 지분을 갖고 있다. 벅셔해서웨이의 단골 투자 파트너인 브라질 사모펀드 3G캐피털도 23.9%를 보유하고 있어 두 회사가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한다.크래프트 하인즈 측은 “두 기업을 합쳐 시장을 선도하는 지속 가능한 소비재 기업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가 제안한 인수 가격은 전날 유니레버 종가에 18%의 프리미엄을 더한 주당 50달러다.

유니레버는 “회사 가치를 근본적으로 낮게 평가했다”며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금전적으로나 전략적으로 주주들에게 이점을 주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그러나 합병으로 인한 효율성을 강조하며 “서로 합의점을 찾기를 바란다”고 강조해 추가 논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미국 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으로는 최대 규모가 된다고 FT는 전했다.

이날 하인즈 주가는 10.6%, 유니레버 주가도 15% 급등하며 시장의 기대를 반영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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