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에 롯데그룹 첫 미술관 들어선다…내년 개관 전망

롯데문화재단 "준비작업 진행 중"…간송미술관 작품 유치 가능성도

롯데그룹이 555m 높이의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미술관을 연다.롯데백화점이 명동 에비뉴엘 등에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룹 차원에서 미술관을 여는 것은 처음이다.

27일 미술계 등에 따르면 롯데문화재단은 올해 말 완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월드타워에 미술관 개관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재단 측은 설립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롯데문화재단을 세울 때부터 재단의 양대 사업으로 공연장과 미술관 운영을 계획했다"며 "이에 따라 미술관 개관을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미술관을 설립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라 운영에 필요한 시설과 인력, 자료 등을 갖춘 뒤 지자체에 등록해야 한다.

미술관은 이런 절차를 걸쳐 내년 중에 개관할 것으로 전망된다.롯데문화재단은 일단 300평 규모의 롯데월드타워 7층 전체를 미술관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애초 롯데문화재단은 이 건물의 상층부에 미술관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내부 사정 등으로 이같이 위치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문화재단이 롯데월드타워에 미술관을 열기로 하고 상층부 배치를 검토한 것은 일본 모리타워의 미술관을 벤치마킹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 미술관은 54층짜리 빌딩인 일본 롯폰기힐스 모리타워 53층에 위치해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미술관'으로 불리면서 명소로 자리 잡았다.

재단은 아직 구체적인 미술관 운영 계획은 수립하지 못했다.

사립미술관을 운영하려면 소장품 등이 구비돼야 하므로 이를 위해 활발히 물밑에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간송미술관의 소장품을 유치하기 위해 재단이 공을 들인다는 말도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국보를 소유한 간송미술관은 동대문디자인플라지(DDP)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현재 DDP에서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이 계약 기간의 만료를 앞두고 롯데문화재단이 유치에 나선 것이다.

롯데그룹이 미술관 개관을 추진하는 것은 서울의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의 가치를 높이고 그룹 이미지도 제고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삼성이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 대림이 대림미술관과 디뮤지엄, 금호그룹이 금호미술관 등을 직접 운영 중이고 현대자동차가 국립현대미술관 등과 손잡고 활발한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롯데그룹은 미술계 지원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인 셈이다.한 미술계 관계자는 "롯데문화재단이 콘서트홀을 신경 써서 운영하는 것을 볼 때 미술관도 상당한 수준이 기대된다"며 "접근성도 뛰어나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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