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집 가던 아재들 '돌변'…50대 男 직장인들도 푹 빠졌다

샐러드 제품 찾는 남성 직장인 늘어
고단백 고기 토핑 샐러드 매출 높아
업계선 포만감 높은 포케·샐러드랩 출시
한 직장인이 점심 식사를 위해 샐러드를 고르고 있다. /사진=GS리테일 제공
'혼밥'(혼자 밥 먹기)를 즐겨하는 직장인 김은환 씨(57)는 샐러드를 자주 먹는다. 점심 시간만 되면 동료들과 국밥집에 가곤 했지만 건강을 챙겨야겠다고 결심한 뒤 메뉴를 바꿨다.

김 씨는 "회식이 잦아 저녁마다 술을 마시다 보니 몸이 망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건강식을 의식적으로 챙겨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요즘 샐러드는 소위 말하는 풀만 있는 게 아니라 고기가 들어간 메뉴도 많아서 포만감도 좋고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샐러드는 주로 젊은 여성이 다이어트를 위해 찾는 음식이란 인식이 바뀌고 있다. 건강을 우선시하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샐러드를 찾는 남성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특히 5000원 이하 가격대로 가성비(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편의점 샐러드 제품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의 올해 1분기 샐러드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28.4% 늘었다. 샐러드 카테고리에서 남성 매출 비중은 매년 증가세다. 2019년 39%에서 올해 1분기엔 43%까지 늘었다. 남성들이 가장 많이 찾은 샐러드는 고단백 고기 토핑 샐러드였다.

GS25 관계자는 "그루밍족 트렌드와 함께 '헬시플레저'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샐러드 카테고리 내 남성 고객 비중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 한 샐러드 카페에서 주문하고 있는 남성. /사진=김세린 기자
남성 소비자들은 주로 채소에 육류를 곁들인 샐러드 제품이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샐러드 카페 '크리스피 프레쉬'에서는 '비프 플레이트'와 '이베리코 포크 플레이트'가 남성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은 각각 1만5000원, 1만6000원대다. 실제 이날 정오께 서울 용산 크리스피 프레쉬 매장에서는 샐러드를 먹으러 온 남성 직장인 무리가 여럿이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요를 반영한 신메뉴를 잇달아 출시 중이다. 하와이안 포케 샐러드 포케올데이를 운영하는 네오에프엔비는 이달 '프로틴 포케' 3종을 출시했다. 식단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이들을 위해 칼로리를 800kcal 내외로 조절하고 단백질 함량을 30g 이상으로 보강했다. 포케 브랜드 슬로우캘리도 '통통한 통밀랩' 4종을 출시했다. 기존의 양이 적고 채소 위주의 샐러드랩과 달리 주재료를 푸짐하게 사용하는 데 주력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건강한 식사 대용으로 샐러드를 찾는 직장인 남성들이 늘었다고 풀이했다. 샐러드 카페 '피그인더가든'의 경우 1만원 내외부터 1만8000원대까지 다양한 샐러드 제품이 있는데, 연어와 스테이크가 들어가 가격이 높게 책정된 메뉴를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피그인더가든 운영사 SPC 관계자는 "샐러드가 단순 다이어트 간편식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하나의 건강한 식사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서울 주요 업무지구인 광화문 등에선 자사 샐러드 카페에서 식사하는 남성 소비층이 최근 확연히 늘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샐러드 메뉴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균형 있게 갖춰져 있어 평일 점심 30~40대 남성 소비자들도 많이 찾는 추세"라며 "건강한 한 끼에 대한 식사 문화가 퍼질수록 소비자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샐러드 이용층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