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 연휴 앞둔 증시…내 돈 지키고 불릴 투자 전략은

전문가들 "FOMC 앞둔 경계감 속 경기민감·중국관련株 주목할 만"

추석 연휴(14∼18일)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과거엔 코스피가 추석 연휴 전보다 연휴 후에 오르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지수가 연고점 경신 행진을 벌일 정도로 가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긴 연휴를 앞두고 있다.

장이 열리지 않는 연휴 기간에 예상치 못한 대외 악재라도 터지면 연휴가 끝난 뒤 낭패를 볼 수 있다.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고 연휴를 보내야 할지, 아니면 그대로 갖고 가야할지, 미리 사둔다면 어떤 종목을 골라야 할지 등 고민이 깊어지는 것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의 최대 관심사는 연휴를 끝낸 뒤인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다.

미국의 8월 고용지표가 시장 기대에 못 미쳐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한층 낮아진 상태다.이 영향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코스피는 6일 연중 최고치인 2,066.53으로 마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 전후 한국 증시는 미국 금리 인상 지연, 글로벌 재정 정책 활성화, 기업 이익 전망치 상향에 힘입어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상반기보다는 한층 높아진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며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밴드)로 1,950∼2,100선을 제시했다.추석 연휴 전에 매도하기보다는 매수 또는 보유하는 전략이 나을 수 있다는 조언인 셈이다.

다만 상승 탄력을 제한하는 시장의 경계감은 9월 FOMC 결과를 확인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신중하고 느린 속도의 금리 인상 스탠스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하지만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며 "금리 인상 시점뿐만 아니라 내년과 장기적인 금리 수준의 전망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휴 기간인 16일 예정된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도 증시에 변동성을 안길 변수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휴 중 미국 CPI 발표에 따른 불확실성 회피심리가 강화될 것"이라며 "추석 연휴 이후에는 미국 금리 인상 이슈가 불거져 하락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의 코스피 랠리가 삼성전자 주도로 이뤄진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손에 쥔 개별 종목에 따라 체감도가 다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를 전후로 정보기술(IT), 소재·산업재, 은행 같은 경기 민감주를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김대준 연구원은 "IT를 포함해 건설, 기계 등 경기민감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 연말로 갈수록 배당수익률 확보를 위한 고배당 투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삼성전자, 대림산업,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추천했다.

NH투자증권은 두산인프라코어·KB금융을, 삼성증권은 삼성전자·현대산업·현대건설·KB금융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살 만한 종목으로 추천했다.

유승민 팀장은 "은행의 경우 일부 한계산업의 구조조정 우려에도 펀더멘털(기초여건) 영향이 제한적이고 오히려 향후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마진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이후 조정을 겪은 화장품 등 중국 관련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봤다.

사드 우려에도 화장품의 8월 수출이 호실적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9월 중추절과 10월 국경절 연휴 등 중국 '대목'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사드 우려는 점차 소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중국 국경절 특수 효과 기대감을 감안하면 화장품, 미디어·콘텐츠, 레저, 음식료, 헬스케어 등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아모레G, CJ E&M, CJ제일제당, 한미약품 등을 추천했다.조윤남 센터장는 "화장품, 의류, 미디어 등 가격 메리트가 높고, 중국 중추절 소비 기대감이 유입될 수 있는 중국 소비주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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