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탄생 150주년…에리크 사티의 '파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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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프랑스 작곡가 에리크 사티는 기인이었다. 서구 예술음악의 기본인 선율의 구조적 발전이나 변주에 무관심하고 단순 반복을 선호했으며, 복잡한 화성도 기피했다. 비싼 양복과 모자, 한 손엔 우산을 든 차림으로 거리를 쏘다닌 멋쟁이면서도 대인기피증이 있어서 외톨이로 지내곤 했다.
그런 사티가 모처럼 협업한 걸작이 발레 음악 ‘파라드’다. 당시 파리에서 예술의 용광로를 이끌어낸 러시아 흥행사 세르게이 디아길레프의 주선으로 장 콕토의 대본, 파블로 피카소의 미술, 레오니드 마신의 안무라는 드림팀이 꾸려졌다. 제목은 영어의 ‘퍼레이드’에 해당하며 유랑극단의 공연을 유머러스하게 묘사한다. 특히 피카소는 사티로부터 큰 영감을 받은 듯 놀라운 무대와 의상을 창조해냈다. 17일이 바로 피카소를 자극한 사티 탄생 15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