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스노보드' .. 보드에 몸싣고 달려봐! 씽씽~

11월 강원도에 폭설이 내렸다.

예년보다 이른 눈소식에 벌써부터 스노보더들의 마음은 설원을 가른다.올 겨울에도 스노보드가 강세를 띨 전망이다.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스노보드가 올해는 20~30대 젊은층 뿐 아니라 장년층에게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보더 반, 스키어 반"의 스키장 풍경이 머지않은 듯 하다.지난해에 스노보드를 갓 배운 20대 후반의 직장인 C씨.

아직 초보 보더수준인 그도 눈소식에 몸이 바짝 달아 있다.

"친구에게 비디오를 구해 짬짬이 공부하고 정보도 교환하며 시즌을 기다렸습니다. 올해는 스위치(방향전환)를 완전히 익혀 중급 슬로프에 도전해볼 계획입니다" 국내에서 이제 스노보드는 더 이상 설원의 천덕꾸러기가 아니다.

25일부터 개장에 들어가는 스키장들은 전 슬로프 개방은 물론 하프파이프, 미니하프파이프 등을 갖춰 놓고 보더들에게 적극적인 구애공세를 펼치고 있다.

보드 판매대수로 파악한 국내 보드인구는 5만여명.스키장에서 보드를 빌리는 일반 보더까지 합친다면 규모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보드경력 8년째로 국내 보드 1세대인 김현식(31)씨는 "처음 보드를 타기 시작했던 지난 93년에는 전국에서 스노보드들을 탈 수 있는 곳이 무주리조트 단 한 곳 뿐이었다"며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스노보드에 푹 빠져 직장도 그만 둘 정도의 보드마니아인 그는 뉴질랜드 캐나다 등지로 해외원정까지 다닌 끝에 국내에는 10명 안팎인 레벨2 국제공인 강사자격증을 땄다.

스노보드가 빠르게 인구를 늘려가는 데는 젊은층을 잡아끄는 보드 특유의 강한 흡입력 때문이다.

"남과 다른 나"를 강조하는 경향이 어느때보다 팽배했던 90년대들어 보드는 단박에 젊은층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폴 스키 부츠 스키복 등의 번거로운 장비를 갖춰야 하는 스키와 달리 자신의 키보다 작은 데크(보드판)에 달랑 몸을 싣는 보드는 "일탈"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는 도전해 보고픈 영역이다.

두 팔의 자유로움, 보드의 한쪽 날로 급경사의 슬로프를 가르는 짜릿한 스피드감, 그리고 하프파이프에서의 고난도 기술이 갖는 극한스포츠적인 성격이 젊은층의 문화코드와 제대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서태지의 아이들"이 4집앨법 "컴백홈"에서 스노보드패션을 입고 등장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스노보드전문잡지 월간 씽스(things)의 안혜영 편집장은 "정형화된 스키에 비해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에 도전할 수 있는 보드의 특성과 힙합패션, 랩음악으로 대변되는 90년대의 청소년문화가 만난 것이 빠른 성장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보드는 데크와 부츠 바인딩으로 구성된다.

데크는 빠른 속도와 다이내믹한 회전을 목적으로 하는 알파인스타일과 자유로운 회전 및 에어를 목적으로 하는 프리스타일로 나뉜다.

데크의 가격과 크기는 다양하기 때문에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얻어 구입하는게 좋다.

데크를 들고 섰을 때 입언저리까지 오는 정도가 좋으나 키에 비해 몸무게가 많이 나간 사람은 좀 더 긴 것을, 가벼운 사람은 작은 사이즈를 골라야 한다.

가격대는 30만~3백만원선으로 현재 국내에는 살로몬 로시뇰 K2 옥시겐 등이 시판되고 있다.

스키에 비해 위험한 걸로 인식되지만 사실 기본강습만 제대로 받는다면 오히려 스키보다 안전하다.

무슨 운동이든 기본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사고위험이 높기는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스키보다 빨리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한다.

김씨는 "1~2시간 강습으로 다 배웠다는 식으로 슬로프에 도전하기보다 최소한 하루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강사 부족으로 강습료가 하루 8만원선으로 스키보다 다소 비싼게 흠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