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가 5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해외시장 공략과 사업 다각화를 활발하게 진행하는 중소형 내수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들 종목은 실적 개선 전망과 함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돌아오고, 국내 소비 심리가 개선되면 가장 먼저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내수株인 줄 알았는데 수출까지… '양수겸장株' 뜬다
◆수출주로 불러주세요

매일유업은 20일 1100원(1.42%) 오른 7만88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26.48% 올랐다. 같은 기간 남양유업(-3.03%), 빙그레(1.31%) 등 경쟁 유업체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중국으로 수출하는 분유 매출이 늘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매일유업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51%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조미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신규등록제로 업체당 브랜드 수가 제한되면서 경쟁은 완화되고, 프리미엄 제품이 주목받게 될 것”이라며 “3개 브랜드가 수출 기준을 통과한 매일유업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인 상하목장 부문을 강화하는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높은 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10.9배로 경쟁사인 롯데푸드(14.1배), 빙그레(19.1배) 등과 비교해 낮다.

휠라코리아(4월 주가상승률 16.59%) 역시 중국,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의 매출 개선세가 실적과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 영업이익은 8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81%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화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에서 스포츠웨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휠라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 리테일 시장 재편이 마무리 단계에 도달하면서 올해부턴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시작된 F&F의 강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F&F의 1분기 영업이익은 17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34%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디스커버리 등 기존 브랜드 실적이 유지되는 가운데 MLB가 홍콩에 진출하면서 매출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현재 3개인 MLB 홍콩 매장 수도 연말엔 7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의 변신은 무죄

대표적인 패션기업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회사로 변신하며 주목받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29.55% 올랐다. 이화영 연구원은 “중국 색조 화장품 수요가 늘면서 고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의 46%가 화장품에서 나오는 등 구조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경기가 주춤하면서 가구 업체들이 타격받고 있지만 현대리바트는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8%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인테리어 브랜드를 강화하고 사무용 가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덕분이다. 2006년부터 시작한 베트남, 캐나다 등으로의 해외 진출이 성과를 내고 있다.

이들 내수주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 매출도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면서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13.3% 늘어났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