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알루미늄 수입제품에 고율의 관세(또는 수입제한)를 부과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에 대해 미국의 유력 언론 CNN이 “세계 무역질서를 파괴할 수 있다”며 강력 비판했다. CNN의 온라인 경제 매체 CNN머니가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게재한 ‘트럼프의 철강 관세는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무역 시스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다.

CNN머니는 미 상무부가 지난 16일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의한 철강 수입 규제 방안에 대해 “세계 최대 철강 수출국인 중국을 직접 겨냥한 것이지만 그 밖의 철강 수출국들에도 영향이 미친다면 파장은 글로벌 무역 시스템으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상무부 건의안은 △브라질 중국 한국 러시아 등 12개국에 53%의 관세를 적용하거나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24%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국가별 대미(對美) 철강 수출액을 지난해의 63%로 제한하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캠페인 때부터 “중국의 저가 철강 제품이 당신들을 죽이고 있다”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중국산 철강 제품 수입을 규제하겠다고 공언했다.

CNN머니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나라에 24%의 관세를 부과하면 캐나다 한국 멕시코 등 미국 동맹국들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이들 국가는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산 농산물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미국의 보잉 항공기 대신에 유럽의 에어버스 항공기를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CNN머니는 이어 “상무부는 철강 수입을 규제하는 근거로 미국의 국가 안보를 들었지만, 이 같은 논리는 매우 조잡할 뿐 아니라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