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권영수 LGU+ 부회장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전략적 '윈윈'

홈IoT 강자 LG유플러스
플랫폼에서 독보적인 네이버
시너지 효과에 기대감↑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오른쪽)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U+우리집AI'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

"우리가 자랑해도 되는 것은 LG유플러스가 전세계에서 최초로 홈 사물인터넷(IoT) 100만 가입자를 돌파하며 홈IoT 분야에서는 업계 1위로 확고히 자리매김 하고 있다는 것이다."(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네이버는 지금까지 인터넷 서비스를 중심으로 해왔기 때문에 실생활에서의 서비스 대응은 부족했다. LG유플러스와 함께 인공지능(AI) 플랫폼 클로바가 본격적으로 좋은 시나리오를 갖게 됐다."(한성숙 네이버 대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소감을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LG유플러스와 네이버 각각의 강점들이 만났다. LG유플러스는 홈IoT 분야에서, 네이버는 AI 플랫폼에서다.

LG유플러스는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를 탑재한 AI 스마트홈 서비스 'U+우리집AI' 서비스를 선뵀다. AI 스피커는 네이버의 '프렌즈'에 LG유플러스의 기술을 접목한 '프렌즈+(플러스)'를 공개했다. 프렌즈+는 네이버 AI 스피커인 프렌즈와 같은 모양이지만 서비스 영역은 홈IoT로 확장됐다.

예를 들어 "클로바, 홈IoT에게 나 잔다고 해"라고 말하면 취침모드가 실행돼 TV(플러그)와 조명(스위치)이 꺼지며 가습기가 작동한다. 또 외출시 "클로바, 홈IoT에게 나 나간다고 해"라고 하면 가스밸브·조명·가습기·에어컨이 자동으로 잠기고 꺼진다.

LG유플러스와 네이버의 협업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업계는 네이버의 AI 플랫폼과 LG유플러스의 홈IoT서비스가 만나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경쟁사 대비 AI 스피커 사업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LG유플러스는 네이버와의 협력을 통해 비교적 수월하게 시장에 진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AI 스피커에 대한 고민은 권 부회장의 말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권 부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AI서비스가 상당히 괴로운 존재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쟁사(SK텔레콤, KT)가 1년 반 전에, 올해 초에 각각 출시했는데 LG유플러스는 준비가 늦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고 차별화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LG유플러스

네이버도 자사 AI 플랫폼인 클로바 사용자를 늘리는데 긍정적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사용자가 곧 AI 플랫폼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LG유플러스의 홈IoT 가입자수는 곧 네이버의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100만 가족을 웃도는 홈IoT 가입자수를 확보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선보인 홈IoT 콘텐츠인 U+tv '아이들나라'는 출시 3개월만에 조회수 2000만회를 넘어서는 등 호평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가 AI 플랫폼 개발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권 부회장도 이 부분에 대해서 의견을 밝혔다.

권 부회장은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의 경우 네이버의 플랫폼 능력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네이버와 협력하고 있다"며 "좋은 플랫폼이 있다면 쓸 것이고, 4차산업에는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파트너가 있으면 협업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자체 개발한 AI 스피커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기존 클로버가 구동하는 방식과 같지만, 네이버의 캐릭터 '샐리'나 '브라운'을 좋아하지 않는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클래식한 모양의 AI 스피커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이후 네이버의 AI 스피커인 프렌즈와의 궁극적인 협력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현준용 LG유플러스 전무는 "저희 인터넷(IP)TV나 IoT 기능은 프렌즈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며 "다만 개발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프렌즈+를 만든 것이고, 저희가 준비한 콘텐츠를 프렌즈에서도 쓸 수 있도록 저작권 문제 등을 해결하려고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