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카드없는 '앱투앱' 출격…결제시장 또 다른 '메기' 되나
올해 등장한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은행과 신용대출 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내년에는 전선(戰線)이 카드회사들의 선점 영역인 간편결제 분야로 확대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가 내년 상반기 앱투앱(app to app) 기술을 활용한 간편결제 시장 진출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부터 롯데그룹과 공동으로 앱투앱 결제 서비스 개발을 하고 있다. ‘앱투앱’은 모바일 앱을 활용한 간편 송금·결제 서비스다.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설치한 뒤 결제 단말기에 대면 곧바로 본인의 통장 잔액에서 결제 대금이 이체되는 식이다. 앱 카드나 모바일페이와 비슷한 결제 방식이다.

금융권에서 카카오뱅크의 앱투앱 서비스가 본격화하면 현행 신용카드사 중심의 결제 시장 판도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앱투앱 서비스를 통한 가맹점 수수료를 0.5%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 현재 카드사들이 받는 1~2% 수준의 수수료의 4분의 1가량 이다. 가맹점들은 카카오뱅크의 앱투앱 서비스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다만 국내에서 이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인 앱투앱 결제서비스인 알리페이·위챗페이가 중국 결제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내 카드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미 카드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국내에서도 앱투앱 결제 방식이 통용될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카카오뱅크의 앱투앱 서비스가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메기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카드사에서 내놓은 ‘앱카드’나 간편 결제 수단인 ‘삼성페이’(사진)와 같이 스마트폰을 통한 접촉식 결제에 익숙한 2040세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 이미 일부 금융회사는 카카오뱅크의 앱투앱 서비스에 대응할 전략을 세우고 있다. 우리은행은 자체 모바일 앱인 ‘위비뱅크’에 앱투앱 결제 기능을 넣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도 앱투앱 서비스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