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뒷걸음질'…9월이 더 두려운 SKT
국내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의 무선사업 부문 영업이익이 6분기 만에 뒷걸음질쳤다. 오는 9월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 조정 등 정부의 통신비 인하대책 시행을 앞두고 있어 올 하반기 무선분야 사업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텔레콤은 지난 2분기 별도(이동전화 사업)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한 3조1096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3.3% 감소한 462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반면 영업이익은 160억원가량 떨어졌다. 무선사업 부문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2015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회사 측은 올 상반기 갤럭시S8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과 주파수 감가상각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매 분기 늘어나는 선택약정(20% 요금) 할인 가입자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9월 선택약정 할인율 조정(20%→25%)과 연내 보편요금제 도입 등 통신비 인하대책 시행이 SK텔레콤 등 통신 3사의 매출 및 영업이익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통신업계에서는 정부 방침대로 9월 선택약정 할인율이 확대되면 통신 3사 연간 매출이 최대 50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이 같은 우려와 고민이 반영됐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질문 대부분이 통신비 인하정책에 대한 SK텔레콤의 대응책에 집중됐다. 유영상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은 “정부의 통신비 대책은 기간통신 사업자의 수익성 악화와 직결된다”며 “5G(5세대) 통신 등 네트워크 투자 축소 등 업계 전반의 펀더멘털은 물론 국가 경제에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신비 인하정책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도 공식적으로 밝혔다. 유 본부장은 “정부와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는 한편 법적 대응도 검토할 계획”이라며 “정부와는 단말기 완전자급제(통신서비스 판매와 단말기 유통 분리) 추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머리를 맞댈 것”이라고 했다.

통신비 과다 착시 현상을 막기 위해 단말기 할부금과 통신서비스 요금을 분리해 과금하는 방안에 대해선 “검토는 하고 있지만 분리과금 또한 여러 부작용이 있어 시행 여부를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