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개발한 상업용 로봇인 안내로봇과 청소로봇이 21일부터 인천국제공항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출국장에서 LG전자의 로봇이 여행객을 안내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LG전자가 개발한 상업용 로봇인 안내로봇과 청소로봇이 21일부터 인천국제공항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출국장에서 LG전자의 로봇이 여행객을 안내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휴가철을 맞아 인천국제공항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앞으로 키 1m가량의 흰색 원통 물체가 돌아다니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게 된다. LG전자의 안내로봇과 청소로봇이 21일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내 가전업체 중 상업용 로봇 사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한 것은 LG전자가 처음이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인천국제공항 시범 서비스를 시작으로 LG전자의 로봇사업 영역을 점차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자와 소통하는 로봇

인천공항, 4개국어 술술 하는 LG로봇 '채용'
이번에 배치되는 로봇은 안내로봇과 청소로봇 두 종류다. 우선 안내로봇은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음성인식 플랫폼을 탑재해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을 인식하고 말할 수 있다. 이용자는 이 로봇을 통해 타야 할 항공편의 정보와 탑승구는 물론 공항 내 각종 편의시설과 매장 위치까지 안내받을 수 있다. 필요하면 이용자를 가고 싶은 위치까지 에스코트해준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 카운터에 가고 싶다”고 말하면 “저를 따라오세요”라는 음성메시지와 함께 움직이기 시작한다. 전면에 달린 스크린에는 목적지를 표시하는 지도와 함께 ‘도착까지 예상시간은 2분’이라는 메시지도 뜬다. 후면에 장착된 센서로 따라오는 이용자의 위치를 감지하며, 이용자가 멈추거나 걷는 속도가 떨어지면 잠시 멈춰서 기다렸다가 다시 움직인다.

청소용 로봇은 안내용 로봇에 비해 몸체가 조금 뚱뚱하다. 초속 50㎝의 속도로 움직이며 로봇 앞부분에 있는 날개 브러시로 쓰레기를 모은 뒤 하단에 장착된 흡입기로 빨아들인다. 36L에 달하는 대용량 청소통을 장착해 4시간 동안 움직일 수 있다. 내장된 컴퓨터에는 인천국제공항 실내 지도가 입력돼 있다. 각종 센서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 효율적으로 움직이며 청소를 한다. 두 로봇은 다섯 대씩 공항에 배치된다.

◆연말부터 본격 판매 돌입

LG전자는 지난해 7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이들 로봇 개발을 시작했다. LG전자 인텔리전스연구소 산하 로봇태스크팀이 개발을 맡아 올초 제품을 처음 공개했다. 2월부터는 공항에서 현장 테스트를 하며 여러 문제점을 보완했다. 공항 소음과 빛 때문에 로봇의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점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이번에 시범서비스를 하게 됐다. 시범서비스를 통해 발견되는 문제를 추가 보완한 뒤 연말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람들의 이용이 많은 병원과 호텔, 쇼핑몰, 기차역 등 여러 장소에서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LG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판매를 추진해 관련 시장을 선점한 일본 업체들과 경쟁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로봇 관련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로봇 기술을 일반 가전제품에도 적용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대학 연구소와 제휴해 인간의 팔과 비슷한 동작을 하는 ‘로봇 팔’을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부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인 것이 대표적이다. 성공하면 빨래를 꺼내고 접는 작업을 세탁기가 알아서 하게 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