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노 2500~3000원…활기 되찾은 중가 커피점
커피전문점은 지난 7~8년간 창업시장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한 업종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여전히 성장 중이라는 진단과 한풀 꺾였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브랜드별로 부침이 있지만 커피전문점 창업은 여전히 활발하다. 합리적인 가격에 맛도 괜찮다는 평가를 받는 중가 커피전문점의 창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2500~3000원에 판매하는 중가 커피점은 유명 커피전문점들의 커피값(4000원 이상)이 비싸다는 소비자 불만을 등에 업고 성장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이디야다. 2011년부터 매년 100개 이상의 점포가 늘고 있다. 지금은 점포 수가 2000여 개에 달한다. 대기업 브랜드들이 중심상권에서 주류시장을 공략하고 있을 때 이디야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주택가 등에서 브랜드를 정착시켰다. 이후 서서히 중심상권으로 진출했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커피산업 발달로 원두의 품질이 좋아지면서 소비자의 선택기준이 맛보다 편의성과 가격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커피베이, 요거프레소, 다빈치 등도 중가 커피점에 속한다.

중가 커피점 선두 브랜드인 이디야를 제외하고 다른 중가 브랜드들은 2015년 저가 커피점인 빽다방 돌풍, 2016년 저가 주스점인 쥬씨 돌풍에 한때 주춤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저가 커피점 등의 확산세가 꺾이면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중가 커피점 2위인 커피베이는 올 들어 매월 12~15개 가맹점을 모집 중이다.

고품질의 원두를 합리적 가격에 공급하는 유통업체들도 주목받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빠르게 성장 중인 커피원두 제조 및 유통업체 연두커피인터내셔날이 대표적이다. 연두커피는 원두 품질을 최상급으로 유지하면서 공급 가격은 20~30% 이상 싸게 해, 중가 커피 원두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여선구 연두커피 대표는 “남미 커피산지를 직접 방문하는 등 품질 좋은 생두 및 유기농 생두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가 커피점 창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합리적인 맛과 가격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커피 한 잔과 디저트 메뉴를 같이 판매해 고객층을 넓혀가는 전략도 필요하다. 고가 커피전문점이 디저트 메뉴를 강화하는 추세에서, 비슷한 품질의 메뉴를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다만 디저트를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경우 냄새가 너무 강하면 커피향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