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현 지이씨 대표가 사용이 간편한 스노스탑(SNO-STOP)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이민하 기자
장영현 지이씨 대표가 사용이 간편한 스노스탑(SNO-STOP)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이민하 기자
위이이잉~. 바퀴가 헛돌면서 차가 미끄러진다. 가속페달을 밟아도 소리만 커지고 점차 제동력이 떨어진다. 겨울철 눈길, 빙판길에서는 타이어가 순간적으로 미끄러질 수 있어 아무리 노련한 운전자도 사고 위험에 노출된다. 스노체인 등 월동 장비로 대비하는 게 최선이지만 장비 설치·보관이 까다로워 제대로 준비를 안 하는 경우가 많다.

플라스틱 사출 성형업체인 지이씨는 지난해 11월 자동차용 간편 눈길 안전용품인 스노스탑(SNO-STOP)을 내놨다. 탄성이 있는 플라스틱 띠를 자동차 바퀴에 둘러싸는 방식이다. 기존 제품보다 탈부착이 쉽고 보관이 편리해 주목받았다. 장영현 지이씨 대표는 “지난해 대구 엑스코에서 제품을 처음 공개했는데 준비해간 시제품 200여 세트가 동이 났다”며 “올해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해외시장에서 판매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퀴 사이에 넣고 묶으면 ‘끝’

스노스탑은 복잡한 설명이 필요 없는 제품이다. 크기만 다를 뿐 모양과 사용법은 전선 등을 묶는 케이블 타이와 비슷하다. 차량 휠 사이에 넣어 두른 뒤 한 쪽 끝을 다른 쪽 고리에 걸기만 하면 된다. 탄성이 있는 특수 플라스틱 소재로 제작돼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다. 전체 길이는 84㎝로 버스 트럭 등 대형 특수차량을 제외한 거의 모든 차종에 쓸 수 있다. 장 대표는 “여성이나 초보 운전자도 쉽게 쓸 수 있을 만큼 탈부착이 간단하다”며 “바퀴 하나에 스노스탑 4~5개 정도면 기존 스노체인에 버금가는 제동 성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스노스탑에는 다양한 특허기술이 적용됐다. 접지력을 높인 특허 설계가 핵심이다. 타이어와 닿는 제품 안쪽에 좁쌀만 한 돌기가 있다. 주행 시 돌기 부분이 타이어에 박혀 밀착력을 끌어올린다. 바깥면은 올록볼록한 돌출부에 일정한 변화를 줘 접지 능력을 개선했다. 내구 수명은 일반도로 주행거리 기준으로 약 80㎞다.

◆독자 브랜드 제품으로 승부

장 대표는 1990년 초 공장 생산관리직을 시작으로 플라스틱 사출·성형업계에서 20년 이상 잔뼈가 굵었다. 2009년 회사를 세우고 냉장고 내부 칸막이, 세탁기 세제통 등 생활가전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부품을 주로 생산했다. 생산품목만 80여 개에 달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납품했지만 생산공장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경영이 어려워졌다. 20여 명에 달하던 직원도 절반 넘게 줄었다. 장 대표는 독자 브랜드 생산으로 승부를 걸기로 결심했다. 평소 아이디어를 기록해둔 노트를 꺼내 들었다. 그중 생산 단계가 복잡하지 않으면서 경쟁력이 있는 것을 추려냈다. 스노스탑은 장 대표가 아이디어 노트에서 꺼낸 첫 제품이다.

◆신제품 3~4개 연내 상용화

지이씨의 올해 목표 매출은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난 15억원 수준이다. 장 대표는 “스노스탑은 계절성이 있는 제품이어서 본격적인 매출은 하반기부터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외 대형 유통업체와 제품 공급을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노스탑 외에 연내 3~4개의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차량용 LED(발광다이오드) 간편 삼각대, 용종 절제용 의료기기(스네어), 금형 냉각수 점검기 등이다.

광주=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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