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결과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면서 미국 중앙은행(Fed)가 다시 바빠졌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던 주요 정치적 변수가 사라진 것이다.

24일(현지시간) 시카고옵션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기준금리 인상확률이 63%로 수직상승했다. 이날 상반기내에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확률이 솟구친 이유는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결과가 시장이 원하는 ‘이상적인 시나리오’대로 나왔기 때문이다. 중도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최다 득표를 얻으며 결선에 진출하면서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

지난주까지만해도 6월 금리인상 확률은 시리아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트럼프 정부의 경기부양책 지연, 미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40%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이날 프랑스 대선 1차 투표결고 마크롱 후보가 결선 투표에서 극우성향의 국민전선(NF) 후보 마린 르펜을 꺾을 것이라는 전망이 굳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급속히 확산됐다. 반면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면서 Fed의 금리인상 전망도 대폭 강화됐다.

씨티는 7일 예정된 결선투표에서 62.5%의 지지를 얻어 르펜(37.5%) 후보를 25%포인트의 여유있는 격차로 이길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기업친화적이며 친유럽성향의 마크롱 후보가 유력한 차기 프랑스 대통령 후보로 부상하면서 프랑스 대선이 유럽의 정치적 위험을 현저히 줄였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도 마크롱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공포지수’로 통하는 시카고 옵션거래소의 변동성 지수(VIX)도 25.9% 폭락한 10.84를 기록하며 2월말 이후 약 2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