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박 전 대통령 수감된 서울구치소는 '범털 집합소'
법원의 영장 발부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31일 새벽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서울구치소는 주로 정치인이나 고위관료, 기업인 등 거물급 미결수들이 수감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각계각층의 실세가 모이다 보니 ‘범털 집합소’로도 불린다. ‘범털’은 경제·사회적 지위가 높은 수용자를 일컫는 은어다.

비선 실세 최순실 씨를 비롯해 최씨의 조카 장시호 씨,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종 전 문체부 차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영화감독 차은택 씨 등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된 인물이 모두 서울구치소에 갇혀 있다.

서울구치소에는 6.56㎡(약 1.9평) 크기의 독거실(독방)과 6명 안팎의 인원이 수감되는 12.01㎡(약 3.6평) 규모 혼거실이 있다. 독방은 접이식 매트리스와 관물대, TV, 책상 겸 밥상 등 최소한의 집기와 화장실을 갖췄다. 독방 수용자들은 하루 한 번 운동시간(45분)을 제외하고는 방에서 지낸다. 난방을 위해 바닥에 열선이 깔렸으며 따뜻한 물도 사용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어느 방에 수감될지도 관심사다. 전·노 전 대통령은 일반 피의자가 수용된 건물과 떨어져 있는 별도 건물의 독방에 있었다. 노 전 대통령 때는 16.5㎡(약 5평) 규모의 면회실 및 조사실도 따로 마련됐다.

박 전 대통령은 역시 독방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 관측이다. 전례에 따라 6.56㎡ 크기의 일반 독방보다는 넓은 방을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대통령 수감과 관련한 구치소 내부 규정은 별도로 없다. 다만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직 대통령은 파면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더라도 경호 및 경비 예우를 받을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처음 먹을 점심 메뉴는 금요일 식단인 뼈우거지탕이다. 아침 식사로는 빵이 나온다. 교정 급식은 한 끼 단가가 1440원으로 반찬은 세 가지다. 요일마다 나오는 반찬이 다르지만 매주 같은 요일에는 같은 식단이다. 수감자는 식사를 마치면 자신이 직접 식판을 닦아 배식구로 반납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은 독방에서 배식을 따로 받거나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식사하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 있더라도 최씨를 직접 마주칠 일은 없다. 수용자 관리 수칙상 동일 사건 관련자들은 서로 접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