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7
삼성전자 갤럭시S7
[ 이진욱 기자 ] 삼성전자의 '갤럭시S7' 시리즈가 출시한지 1년이 지났음에도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히트작으로 불리는 스마트폰일지라도 출시 후 반년이면 관심에서 멀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갤럭시S7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자리를 1년 넘게 나홀로 꿰차고 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이 없을 때 아이폰7과 겨뤘던 것처럼 LG전자의 신작 'G6'에도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적진에서 나홀로 맞서 싸우는 모양새다.

하지만 기세는 밀리지 않고 있다. 갤럭시S7이 G6에 성능에서 부족하지 않고 가격 경쟁력이 높아 승산이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는 실제 판매량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갤럭시S7, 누적 판매량 7000만대 전망

지난해 3월10일 출시된 갤럭시S7은 작년에만 4900만대가 팔린 글로벌 히트작이다. 이는 갤럭시S4가 가지고 있던 첫 해 판매량 기록인 4500만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갤럭시S7이 갤럭시S4의 누적판매량 7000만대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S7의 성공은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의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2분기 갤럭시S7은 IM부문 영업이익의 53%(4조3240억원)를 견인했다.

'갤럭시S7이 삼성전자의 모바일 부문을 하드캐리한다'는 말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드캐리는 팀워크가 중요한 게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carry) 역할을 한 플레이어를 의미하는 신조어다. 삼성전자에게 갤럭시S7이 그런 존재라는 얘기다.

위기에 빠진 삼성전자를 구한 것도 갤럭시S7이었다. 갤럭시S7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생긴 실적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웠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과 동시에 아이폰7 출시로 시장에서 고전했지만, 갤럭시S7 '블루코랄' 색상을 출시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갤럭시S7은 아이폰7을 제치고 국내 판매 1위에 등극했다. 지난 4분기에 2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블루코랄은 갤럭시노트7에 처음 시도된 컬러다. 애초 업계에선 사고로 단종된 갤럭시노트7의 대표적 컬러를 갤럭시S7에 적용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겼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블루코랄 색상이 갤럭시노트7의 초기 폭발적 흥행을 이끈 점을 간과하지 않고 밀어부쳤다. 그 결과 갤럭시S7은 소비자에게 신제품 '착시효과'를 일으키며 갤노트7 초기 흥행을 재현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7 엣지'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MWC 2017에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는 '최고의 스마트폰' 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7 엣지'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MWC 2017에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는 '최고의 스마트폰' 상을 수상했다.
◆조연에서 주연된 갤럭시S7, '갤럭시S8' 공백 최대한 메꾼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 출시전까지 갤럭시S7 마케팅 강화로 공백을 최대한 줄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 갤럭시S7 가격을 40만원대로 낮췄고 128GB 마이크로 SD카드를 증정하는 행사도 진행 중이다.

출시된지 1년이 지났지만 갤럭시S7은 여전히 세계 무대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갤럭시S7엣지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모바일월드콩그레스)2017에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는 '최고의 스마트폰 상을 수상했다. 가장 혁신적이고 큰 사랑을 받은 최고 제품을 선정하는 GSMA가 구모델을 선정했단 점에서 갤럭시S7의 진가가 확인됐다는 평가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구모델인 갤럭시S7이 쟁쟁한 모델들을 제치고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선정된 것은 의미가 크다"며 "갤럭시S8이 출시되는 4월말까지도 갤럭시S7의 활약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8을 오는 4월7일부터 국내에서 예약판매한다. 예약판매를 열흘 간 진행한 뒤 4월21일에 한국을 비롯한 일부 해외국가에서 갤럭시S8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