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악성 뇌종양의 재발 양상을 분석해 1차 암과 멀리 떨어진 곳에 재발하는 암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이를 활용해 새로운 표적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남도현 삼성서울병원 난치암연구사업단 교수팀이 라울 라바단 미국 콜롬비아대학 교수팀과 함께 의료영상, 유전체 등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활용해 악성 뇌종양 재발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유전자를 확인했다고 7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뇌종양 환자에게 최적의 표적 치료법을 결정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해 암 정밀의료 실현을 앞당길 수 있는 성과라고 복지부 측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뇌종양 중에서도 치료가 힘든 악성 뇌종양(교모세포종)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종양의 여러 부위 검체와 암 재발 부위 등을 함께 분석해 암의 발생 유형을 규명했다.

국내 52명의 교모세포종 환자 데이터 127건을 분석했더니 1차 암과 가까운 곳에서 재발한 암은 서로 유전체가 비슷하지만 먼 거리에서 재발하는 암은 유전체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암 진화 모델을 만들었더니 PIK3CA라는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멀리 떨어진 재발암 발생과 연관이 있었다. 환자 세포를 활용해 이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PI3K 억제 약물을 주입했더니 치료 효과가 있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는 맞춤·정밀의료의 실현 가능성이 높은 암 질환에 적용될 대표적 성과”라며 “원천기술이 지속적으로 발굴되고 실제 임상에 적용될 수 있도록 R&D 지원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