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Getty Images bank
골프공 시장이 달아올랐다. 연간 규모가 1000억원이다. 타이틀리스트의 위상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하지만 볼빅, 캘러웨이, 스릭슨 등 2위권 그룹의 도전이 어느 때보다 거세다. 나이키의 시장 철수로 골프공 시장의 판도 변화가 촉발됐기 때문이다.

◆“스타 효과 누리자”

골프공 시장에선 스타 골퍼의 선택이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비거리나 스핀컨트롤 등 품질 면에서는 큰 격차가 없기 때문이다. 업체들이 컬러볼 출시 등 디자인 측면을 강조하거나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는 챔피언 영입경쟁에 적극 나서는 배경이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브리지스톤이다. 복귀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잡았다. 성공적인 복귀를 위해서는 우즈가 제품력을 기준으로 용품을 선택할 것이란 세간의 관심이 증폭됐을 때다. 우즈는 “공을 선택하면 나머지는 쉽다”고 말할 정도로 골프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즈의 선택은 브리지스톤 TOUR B330S다. 우즈는 “복귀하기 전 모든 볼을 철저하게 테스트했는데 이 공이 가장 잘 맞았다”며 “페이스에 오래 머물러 있어 컨트롤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브리지스톤 TOUR B330S는 스윙스피드에 맞춰 볼을 고를 수 있도록 제품을 투어 코어(Tour Core)와 아마투어 코어(AmaTour Core) 등 두 종류로 나눈 게 특징이다. 커버의 기능도 독특하다. 볼에 생기는 흠집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자가복원’ 능력을 갖췄다.

국산 골프공 업체 볼빅은 미국프로골프 투어 장타왕 버바 왓슨을 전격 영입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우승한 남자골퍼가 볼빅공을 쓰는 것은 처음이다. 왓슨은 “장타대회를 TV로 시청하다 볼빅의 컬러볼을 발견한 뒤 여러 차례 제품을 구입해 테스트를 했다”며 “스핀컨트롤, 비거리 등 원하는 모든 것을 갖췄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볼빅은 왓슨과의 계약을 전후로 해외 주문 물량이 2배 이상 급증하는 등 벌써부터 왓슨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커버전쟁 ‘후끈’

스릭슨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투어 통산 4승을 올린 마쓰야마 히데키의 맹활약과 ‘골든 슬래머’ 박인비의 복귀가 계기다. 두 선수 모두 스릭슨의 오랜 애용자다. 대표 제품인 2017년 신제품 ‘뉴 Z-STAR’와 ‘Z-STAR XV’ 두 가지 타입을 내세워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홍순성 대표는 “3세대 스핀스킨 코팅과 공기역학 기술이 집약된 D338 딤플패턴이 공통으로 적용돼 부드러운 타구감과 향상된 스핀력이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스릭슨 ‘Z-STAR XV’
스릭슨 ‘Z-STAR XV’
회사에 따르면 스핀스킨 코팅은 이전 모델에 비해 13% 더 부드러운 느낌을 주며, 그린사이드나 어프로치 때 더욱 많은 스핀을 만들어 준다. 공기역학적 설계인 338 스피드 딤플 패턴은 항력계수를 차등 적용해 비거리 증가 등 볼의 성능을 높였다. 그레이엄 맥도웰은 “볼 스피드와 타구감이 좋아 그린 공략에서 자신감을 갖게 해준다”고 말했다.

타이틀리스트는 2017년형 ‘Pro V1’과 ‘Pro V1x’를 선보였다. 표면의 ‘딤플’이 달라진 게 특징이다. 딤플은 디자인과 크기, 배열에 따라 달라지는 볼 비행의 특성을 결정하는 중요 변수다. 딤플 배열까지 새롭게 구성했다. 이전 세대와 동일하게 Pro V1은 352개, Pro V1x는 328개이지만 딤플 사이즈가 Pro V1은 5가지에서 4가지로, Pro V1x는 7가지에서 5가지로 달라졌다. 좀 더 빠른 볼 스피드와 정교한 회전이 가능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캘러웨이 역시 커버가 다른 2017 신제품을 내놨다. 기존 크롬소프트를 한 단계 진화시킨 ‘크롬소프트 X’다. 드라이버샷에서는 더 낮은 탄도를, 숏 게임에서는 더욱 향상된 스핀컨트롤을 제공해 프로 선수들이 가장 선호하는 타구감과 성능을 구현해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캘러웨이 ‘크롬소프트 X’
캘러웨이 ‘크롬소프트 X’
크롬소프트 X는 4피스 구조로 돼 있다. 크롬소프트의 핵심 기술인 듀얼 소프트 패스트 코어가 뛰어난 복원력을 발휘해 비거리에서도 손실이 없으면서도 부드러운 타구감을 주는 비결이다. 부드러움과 내구성이 강화된 우레탄 커버를 써 그린 주변에서 프로 수준의 컨트롤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