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응암동 일대의 동네 조폭 ‘공포의 빡빡이 2인조’가 구속됐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여성이 혼자 운영하고 있는 주점을 골라 상습적으로 무전취식을 하고 폭력을 휘두른 혐의(사기·재물손괴 등)로 박모씨(47)와 신모씨(46)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박씨와 신씨는 지난해 2월 각각 춘천교도소와 인천교도소에서 출소한 직후 한 심부름센터에서 만나 의기투합했다. 박씨는 전과 10여 건, 신씨는 전과 30여 건의 잡범 출신이었다.

마땅한 고정 수입이 없던 이들은 지난해 8월께 ‘동네 조폭’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상습적으로 거주지 인근인 응암시장 주변에서 여성이 혼자 운영하고 있는 식당이나 주점을 찾아가 공짜 술을 요구하며 행패를 부렸다. 박씨가 머리를 밀고 다녀 업주들 사이에서 ‘공포의 빡빡이 2인조’로 불렸다.

이들은 남성 종업원이 나타나면 조용히 술값을 내지 않고 도망쳤지만 여성 업주가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되면 욕설을 퍼붓고 고함을 질렀다. 두 사람은 최근 반 년에 걸쳐 응암동 인근 주점을 돌아다니며 ‘삥’을 뜯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인근 업주들의 총 피해액은 150만원 정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동네 조폭 행각은 지난 11일 덜미를 잡혔다. 두 사람은 지난 9일 새벽 1시께 16만원 상당의 술값을 내지 않으려 행패를 부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범죄 내용과 전과 기록을 근거로 이들을 동네 조폭으로 의심했다. 탐문 조사를 벌여 인근 피해 업주 7명의 진술을 확보하고 박씨와 신씨를 11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금액이 적어 번거로운 일을 만들기 싫다는 이유로 신고를 꺼리는 업주들도 많다”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동네 조폭을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전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