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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관론 뚫고 나온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결단

입력 2016-11-15 17:34:34 | 수정 2016-11-16 04:32:11 | 지면정보 2016-11-16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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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출구를 찾지 못하고 경제는 앞이 안 보인다는 비관론 일색인 상황에서 모처럼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삼성전자가 미국 자동차 전장(電裝) 전문기업인 하만을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그동안 내부 확장전략에서 인수합병 등 개방형 혁신전략으로 옮겨가던 삼성전자가 최대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다. 내년 사업계획조차 못 짜겠다는 기업이 속출하는 상황이기에 전장시장에 과감한 도전장을 던진 삼성전자의 결단이 더욱 돋보인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자동차 전장을 그룹의 대표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신사업을 끊임없이 탐색해 왔다. 2000년대 중반부터 전장부품사업 진출을 추진해온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자율주행기술과 인포테인먼트 등의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 7월엔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인 비야디(BYD) 지분에 투자하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는 전장사업 후발주자였다. 하지만 프리미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카오디오에서 세계 1위, 텔레매틱스에서 세계 2위인 하만을 인수하는 승부수로 단번에 업계 선두권 진입에 성공했다. 2030년 자동차 제조원가의 5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전장분야에서 확고한 교두보를 구축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된 뒤 첫 M&A 작품이란 점에서 미래성장을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의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우리 경제의 간판인 10대 기업 매출이 줄고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다는 조사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움츠러들기 시작하면 상황은 더 악화될 뿐이다. 정치를 핑계 대는 기업도 있지만 그런 기업일수록 필시 내부적으로는 관료주의에 포획됐을 가능성이 높다. 기업을 죽이는 병은 정치도 아니고 환경도 아니다. 투자를 포기하면 기업은 죽는다. 삼성전자와 같은 승부수가 다른 산업으로, 기업으로 확산되길 바란다. 그것이 기업이 살고, 국민이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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