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6’의 가장 큰 특징은 참가자들의 집중도가 높았다는 점이다. 행사 마지막날인 지난 3일 ‘무엇이 직원을 몰입하게 하는가’를 주제로 열린 패널 토론도 그랬다. 참가자들이 연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몰입’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글로벌 인재포럼 2016’의 가장 큰 특징은 참가자들의 집중도가 높았다는 점이다. 행사 마지막날인 지난 3일 ‘무엇이 직원을 몰입하게 하는가’를 주제로 열린 패널 토론도 그랬다. 참가자들이 연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몰입’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글로벌 인재포럼 2016’은 온 나라가 ‘최순실 게이트’에 이목이 쏠려 있던 지난 1~3일 열렸다. 세간의 관심을 끌기엔 최악의 조건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외였다. 총 5000여명이 연일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기조연설을 맡은 브라이언 카우언 전 아일랜드 총리는 “중간에 자리를 비우는 사람 없이 끝까지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감탄했다. 진 블록 UCLA 총장은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질문하는 포럼은 처음”이라며 “한국의 10년 뒤 미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꿈, 도전, 그리고 창조’라는 주제에 걸맞게 통찰력 있고, 때론 기발한 말들도 쏟아졌다. “창업가는 해군이 아니라 해적이 돼야 한다”(버즈 파머 STC 오스트레일리아 대표)는 독특한 창업론에서부터 “회사의 중대한 실수는 직원이 아니라 경영진이 한다”(신학철 3M 수석부회장) 같은 ‘역발상’ 인사관리(HR) 원칙도 등장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라

주요 연사들은 다가올 미래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신 부회장은 이를 ‘VUCA(불안정·불확실·복잡·모호)’ 시대라고 표현했다. 그는 “미국 기업 중 2.8%만이 100년을 버틴다”며 “외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4차 산업혁명’이었다.

해석은 다양했다. 짐 클리프턴 갤럽 회장은 “생존 자체가 화두가 되는 시대”라고 했고, 레몽 토레 국제노동기구(ILO) 국제노동동향연구소 소장은 “전통적인 고용-피고용 관계가 사라질 것”이라며 ‘뉴잡(new job) 시대’를 전망했다.

창조적 인재 양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선 인적 자본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니엘 자이프만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장은 “어떤 산업이 부상할지 예측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기술이 아니라 사람에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테르 에베라르트 콘페리 아시아태평양지역 부사장은 중국의 부상을 창조적 인재라는 관점에서 설명해 주목받았다. 그는 “한국, 일본 등 기존 아시아 선도국들은 완벽주의를 중요시했지만 중국에선 위험을 감수하고 용인하는 방식으로 기업 문화가 바뀌고 있다”며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의 리더들이 혁신을 장려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교육 현장부터 바꿔라

기존의 교육 틀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제이슨 티스코 미국상공회의소재단 교육인력센터 소장은 “기업도 학교도 서로 고립된 채로는 존재하기 어렵다”며 “교육 현장에선 다학제 통합학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형주 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은 “앱 하나를 만들어도 왜 만들어야 하는지 생각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티스코 소장의 의견에 동의했다.

15%의 법칙

기업의 인사관리 역시 변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내털리 사이즈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문은 “모두가 당신(CEO)의 의견에 동의한다면 그건 조직의 위험 신호”라며 리더부터 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3M의 ‘괴짜 우대’ 문화를 소개했다. 그는 “창조는 괴짜들로부터 나온다”며 “3M은 업무 시간의 15%는 자신의 책임이 아닌 다른 분야에 할애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15% 법칙’이 혁신의 토양이라는 얘기다.

꿈꾸고 도전하라

‘글로벌 인재포럼 2016’에선 다채로운 창업 관련 세션이 마련됐고, 주목도도 높았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창업은 현실”이라는 말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생생히 소개했다. 버즈 파머 대표는 “스티브 잡스는 규칙과 규범을 타파해 현상을 바꾸고 미래를 개척한 해적이었다”며 창업가는 해군이 아니라 해적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동휘/고재연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