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Getty Images Bank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 2일 코스피지수가 단숨에 2000선이 무너지며 1978.94까지 추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10월 이후 10% 넘게 떨어지며 지수 60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미국 대선 레이스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양상으로 진행되면서 글로벌 시장의 불안이 한층 커졌다. 국내에선 ‘최순실 게이트’까지 겹치면서 시장이 더욱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주식시장의 한 축인 외국인 투자자의 위축 양상이 뚜렷해지면서 또 다른 ‘큰손’인 기관이 어떤 종목을 주로 살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실적개선 뚜렷한 대형주 ‘주목’

가장 먼저 주목받고 있는 건 실적이 개선된 대형주다. 적잖은 기관이 올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대형주 비중을 키우고 중소형주는 줄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저평가받으면서 실적은 뚜렷하게 개선 중인 종목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 포스코 KB금융지주 등이 대표적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대형주 장세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기관들의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종목을 선택하는 기준 중 하나가 실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큰 손' 기관, 두산인프라코어·우리은행·포스코 등 실적개선주 '눈독'
증시 전문가들은 특히 소재와 산업재에 관심이 많은 모습이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모두 재정정책 확대를 통해 인프라 투자를 늘릴 계획이기 때문에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많다. 중국도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을 앞세워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있다. 포스코(철강)와 롯데케미칼(화학) 두산인프라코어(기계) 등이 수혜를 입을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이헌상 파트너는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시장 굴삭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73% 늘었고 두산밥캣 상장으로 재무구조 개선까지 기대된다”며 “중국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수록 특수를 누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나 우리은행 같은 은행주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실적이 대폭 개선된 데다 오는 12월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수혜를 입을 유력 후보기도 하다. 배당수익률도 높은 편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지 않더라도 배당주로서의 매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IT는 소비회복 효과 기대

최근 미국과 중국 시장의 소비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정보기술(IT) 업종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보다 0.3% 올랐다. 최근 5개월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중국의 CPI도 0.1% 오르며 4년7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양국 모두 최고의 쇼핑 성수기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중국은 11일부터 광군제, 미국은 25일부터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업체는 전방산업인 스마트폰, TV, PC 등 가전제품 판매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기회다.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에스에프에이 등이 주가 상승을 노려볼 만한 종목으로 꼽힌다. 조민규 파트너는 “이들 종목은 내년 이후에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일 유엔 파리 기후협약이 발효되면서 신재생에너지 관련주의 존재감도 커졌다. 이번 협약은 세계 196개국이 의무적으로 탄소배출량을 줄여 지구 온난화를 막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풍력발전 관련 업체인 동국S&C와 태웅, 태양광업체인 한화케미칼과 에스에너지, 전기차 부품업체인 한온시스템, 우리산업, 후성 등이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이상엽 파트너는 “최근 수주를 늘려가고 있는 동국S&C와 후성이 파리 기후협약을 계기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